"작가관심은 개인서 사회로 이전 문학성이 강조되는 작품 쓰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주도에서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온 한수산씨는 거무스름한 얼굴이 건강해 보인다. 3년가까이 그가 내려가 살고있는 제주도의 풍경이 좋은 탓이 아닌가 느껴보는데 한씨는 느닷없이 서울로 옮겨울 계획이라고 말한다.
『한적한 곳을 찾아서 내려갔는뎨 이제는 너무한적한것 같아서….』
작가란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회속에서 몸으로 부딪쳐가며 살아가는 가운데 작품이 얻어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악마구리 끓는둣한 도시생팔도 필요한 모양이다.
요즘들어 한씨의 작품활동이 눈에 뛸만큼 활발해졌다.
「문예중앙」 여름호에 『선사의 꿈』을, 「한국문학」6월호에『증오의 수렁』,「현대문학」 6월호에『문』,7월호에 『모래위의 집』등 중·단편을 문예지에 쏟아놓은것이다. 77년 『부초』이후 그동안에도 연재소설들을 써오지않은 것은 아니지만 문예지에 본격적으로 작품을 내놓은 것은 오랜만이다. 『풍속의 묘사나 세계를 그리는 일도중요하지만 창조적 고뇌가 담긴 문학성이 강조되는 작품도 많이 써야겠다는 요구가 생겨났습니다. 지난해부터 발표하려고했었는뎨 여러가지 사정으로 미루어졌읍니다』
한씨의 작품은 산문시와도 같은 부드러운 언어가 특징이었다. 감각적이 라고도 말해지는 그의 언어는 그러나 그언어로써 탐색하는 주제가 힘·생명의 가치에대한 집요한물음에 맞추어졌기 때문에 공허한 추상적인 언어로끝나지 않았다.
그의 작품 『사월의 끝』과 『대설부』 둥에서 참담하고 비극적인 인간상황과 그러한 어둠과 대결하여 이겨나가는 인간의모습울, 『부초』 에서는 현대화의 물결이 밀려오기전에 영광스런 시간을 누렸으나 지금은 사회에서 소외되어 퇴색된 집단인곡마단을 쫓아가 성공한것도 그때문이다.
한씨는 78년부터 연재소설로 쓰고있는『유민』에서는. 둔중한 문장으로전통농경사회가 와해되어가고있는 것을 그리고있는데 이작품은 그의 작품세계가 더넓어지고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에서 사회로, 또 역사에로 작가의 관심은 옮겨가는 것같다』고 한씨는 말한다.<임재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