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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불황 속에서도 독야청청|레저산업만은 "돈방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장기간의 불황으로 미국의 거의 모든 산업이 고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레저산업만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인들이 금년 1년간 취미에서부터 오락생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레크리에이션에 뿌릴 돈은 줄잡아 2천 6백 20억 달러(약 1백 96조원)로 추산, 레저산업이 돈방석에 오르게 됐다.
이는 지난해 보다 7·4%나 성장한 숫자며 세계최고의 미국 국방비까지 상회하는 액수다.
이 같은 레저 붐은 TV 연관 제품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한 광고회사의 통계에 따르면 전 미국인의 TV 시청시간이 하루에 14억 9천만 시간, 한사람이 하루 평균 6시간 반을 TV앞에 매달린다.
그래서 TV에 간단히 연결할 수 있는 VTR·비디오 오락기구·유선TV·소형컴퓨터 등의 판매량이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길 바 없이 늘고 있다.
비디오제품의 매상고는 급 신장세를 보여 금년에 92억 달러(약 6조 9천억원), 85년에는 1백 54억 달러(약11조 5천 5백억원)로 추산되며 90년에는 올해의 3배인 2백 63억 달러(약 19조 5천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RCA 전자회사의「월리엄·보스」씨는 예상한다.
유선TV도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어 현재의 2천 4백만 회선이 85년까지는 3천 5백만 회선을 돌파하리라는 예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신장 추세를『대부분의 시민들이 유선TV시청료 1개월 분이 4인가족의 월 1회 영화관람료보다 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추세는 비디오 오락기구에서도 마찬가지. 지난해의 매상고 10억 달러(약 7천 5백억원)가 올해는 17억 5천만 달러(약 1조 3천 1백 25억원)를 웃돌 것으로 미국 전자산업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붐에 편승, 비디오 오락기구를 갖춘 아케이드나 식료품점·간이술집도 연일 문전성시다. 금년만 해도 이곳의 비디오 오락기구들이 약 80억 달러 어치의 동전을 집어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비디오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영화산업이 서리를 맞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그것도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앉았다.
「스티븐·스필버그」감독의『ET』(외계인)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할리우드는「사상최고의 여름」을 누리고 있다. 개봉 1개월만에 1억 7백만 달러(약 8백억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려 미 영화사상 신기록을 수립한『ET』외에『로키Ⅱ』『스타트랙Ⅱ』『폴터가이스트』(장난꾸러기 요정)등도 대성황.
프로야구 역시 지난해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2천 89만 명에서 2천 1백 52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자동차경주를 비롯, 경마·미식축구 등에도 엄청난 관중이 몰려들고 있다.
또 각 가정이나 단체가 보유하는 전용 수영장도 지난 한해동안 10만 8천 개나 새로 만들어져 레저산업의 호황을 입증. 전국 온천수영장협회의「로저·갤빈」씨는『많은 사람들이 집을 수리하면서 수영장을 신설, 한번의 목돈으로 언제나 수영을 즐기려는 생활패턴의 변화 탓』이라고 말한다.
관광회사 역시 불경기 속에서도 그런 대로 재미를 보고 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불황으로 집에서 옴쭉달싹못하고 있다해도 항공사의 덤핑 판매작전과 달러화의 감세 탓으로 플로리다나 하와이항, 멀리는 멕시코·유럽·아시아까지 값싼 티킷으로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스포츠 용구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헬스클럽을 찾는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 주력장비인 정지자전거와 조깅용 발판, 그리고 각종 살 빼는 기구 등이 괄목할 만한 판매 신장세를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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