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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에스더 고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국Y는 해방 후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47년8월에 제14회 건국대회와 하령회를 갖게 되었다. 이대회야 말로 재생의 모임, 빼앗겼던 모든 것을 되찾은 활기찬 결의를 새롭게 했던 회의였다. 이대회에는 서울Y·광주Y·목포Y·여수Y·부산Y·대구Y등 6개 지방Y와,학생Y로는 이화녀대학생Y·조선여자신학교학생Y·중앙신학교학생Y·여의대Y등 4개 대학Y와 이화·대구신명·개성·호수돈·명덕·배화·풍문여고등 7개여고 Y가 참가했다. 38선이라는 새로 등장한 장벽-이것이 이렇게까지 오래 이나라를 괴롭게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고 쉽게 언젠가 풀어질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윈망 스럽기만 한-그 장벽 때문에 그렇게 활발하게, 회윈 확보도 가장많이했던 선천Y·평양Y·함흥Y등과 그 지방에 있는 학교의 학생Y들이 참석지 못한 것은 재회 재생의 기쁨에 반비례하는 섭섭함 이었다. 이때의 주제는 『너희는 몸을 새로 바치라』였다.
임원선거에 있어서는 46년에 있었던 임시 임원진과는 즘 다른 진용이었다. 회장 김활난박사, 부회장 황애덕씨, 총무 최례순씨가 중요 부서를 맡게 되었고 이때 유각초씨는 다른 여성단체 조직에 참여 하느라 임윈진에서 빠졌다.
고문총무 박 「에스더」 씨가 한국에 온 것은 같은해 12월17일이었다.
한국에 오게 된 것은 미국 YWCA상호협조부가 46년 아틀랜틱 시티회의때 김활난박사가 참석하여 한국Y재건을 위해 간사파견을 요청했던 바, 그 요청에 대한 응답 이었다.
미국Y가 박「에스더」 씨를 선택한 것도 대단히 지혜로 왔고 사려깊은 처사였다. 박 「에스터」씨는 한국 평남 강서에서 출생했으나 아직 강보에싸인 아기때인 1904년 목사님이신 아버지·어머니의 품에 안겨 하와이에 건너갔다. 대학교육까지 받고 일찌기 YWCA에 뜻을두어 호놀룰루YWCA 간사로 있는 박「에스더」씨는 미국교육을 받고 미국에서 잔뼈가 굵어 졌지만 그가 자란 가정은 한국 정신을 심어준 목사님의 가정 이었다.
YWCA 훈련이 철저히 되고 미국의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받아들인 박「에스더」 씨를 한국에 파견키로 한 미국Y 상호협조부의 결정은 한국Y의 장래를 위해 더할수 없는 행운의 열쇠를 던져준셈이 되었다. 이는 곧 하느님의 뜻이 었다고 우리는 믿고 있다. 그는이미 YWCA의 중견 간사로 활약했고 그의 언령·경험등을 감안하여 미국Y 국제부가 보내는 고문총무로 임명 되었다. 그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한국Y는 모든 면에 있어서 열의와 성의는 있었지만 사무적인 것, 행점적인것이 전혀 정비되어 있지 못한 상태로거의 무에서 시작해야만 했다.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교회와 별로다를 게 없이 기도회가 중심인 것이 YWCA정신을 제대로 파악
하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그는 보게 되었고, 우선 사회를 향한 사회적인 의미를 갖게 하고 조직체로서의 Y는 기도회와 더불어 사회속에 눈을 돌린 프로그램을 하게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49년 어느 일간 신문 기자와의 대답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귀국한 후 2년동안은 말할 수 없이 슬펐다. …한국의 여성들은 남자보다 나은 점이 많으나 오랫동안 역경에 처해 있어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YWCA에는 이때까지는 중류이상의 여성들만이 참가하는 경향이 었던 것같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장이나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까지 운동을 전개 할 생각이다.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먼저 지도자를 양성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이런 목적을 가지고 손인실씨를 우선 청년부 간사로 발탁했다. 손인실씨는 그 이후계속 YWCA의 중요한 인물로 활약, 현재 대한YWCA연합회 회장으로 있으며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홀륭한 여성지도자가 된 것이다.
이때 49년5월에 이화여대를 졸업한 김현자씨와 김봉화씨를 훈련시켜 앞으로 YWCA의 재목으로 쓸 수 있는 인물들이라고 생각하고 훈련간사로 채용했다. 이 두사람은 박「에스터」씨가 한국에 와서 뿌린 첫번의 씨였고 훌륭한 열매가 된 것이다. 또 한사람, 당시 연합회의 지방부 간사로 있던 안인서씨를 첫번 해외파견 간사로 선발하여 47년 미국에 가서 특별히 청년부 사업을 시찰하도록 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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