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신진식

<경남 진주시 망경북동 10l의 1>
해안선 굽이마다
선연한 그리움들
잔파도는 설레며
시심을 깨워놓고
햇살은 뱃길을 따라
꽃잎으로 풀고 있다.
한아름 꽃바람에
일렁이는 하루나절
어린 날 새긴 바람
가꾸어온 꿈의 씨앗
지심에 드리운 은혜
그 끝은 하늘인가.
밀려와서 부서지는
마알간 사염의 벌판
젊음으로 수놓아진
내 꿈의 백사장에
꽃게는 깃을 접어서
발무늬로 새긴다.
외진 섬 사잇길로
돛배 하나 나타나면
일상의 숨결같은
수평선 고개너머
안개꽃 가슴에 꽂고
구름타고 오실 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