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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고금리정책 지속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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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달러가 계속 강세를 떨치고 있다. 미 고금리가 달러시세를 밀어 올린 최대 요인이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는 아니다.
달러의 주요 10개국 통화에 대한 환율은 최근 2년간 평균35% 절상되었다.
금년에도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프랑, 이탈리아 리라, 캐나다 달러 등에 대해서는「사상최대의 달러값 상승」이었으며 일본의 엔, 서독의 마르크에 대해서도 대폭적인 상승을 나타냈다.「강력한 달러 는 지금 확고한 위치에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이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년 말만 해도 미국의 추요 금융기관들은 달러 하락을 예상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계속 오르는 것일까.
지금까지 외환 시세의 예측에는 각국의 경상수지와 인플레 동향 등 경제의 기초적 조건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금의 달러강세는 이것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현재의 강력한 달러를 탄생시킨 최대의 요인은 미국의 고금리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미국금리는 인플레 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내리지 않았으며 실질금리는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다.
유로 달러 금리(3개월 짜리)는 현재15∼16%로 엔화나 마르크화 금리를 크게 윗돌고 있다.
금리요인이외에도 미국경제의 여러 가지 기초적 조건들이 개선되고 있음을 간파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월비)은 올해 들어서 한자리숫자로 정착되고있다.
경상수지는 작년 중 66억 달러 흑자였는데 금년1·4분기도 11억 8천만달러의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전체로는 1백억 달러 경도의 흑자가 될 전망이다.
이것이 달러 정세를 떠받치고 있는 숨은 요인들이다.
「위기에 강한 달러」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폴란드 위기나 포클랜드분쟁, 이란-이라크 전쟁,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등 각지에서 분쟁과 위기가 발생했지만 달러는 강세를 유지했다. 미국의 강력한 힘도 달러강세를 뒷받침하고있는 것이다.
강력한 달러의 이면에는 오히려 유럽통화나 엔화의약세가 도사리고 있다.
유럽각국의 내정 불안이 그 요인이다. 자유민주당과 자민당의 연립정권인 서독「슈미트」정부는 내부대립으로 붕괴의 위기까지 몇 차례 직면했다.
영국의「대처」정부도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지 어떨지 알 수 없는 상태다.
프랑스의「미테랑」정권은사회당과 공산당 연립 정권으로 항상 불안하다.
여기에 비해 미국「레이건」행정부의 정치적 기반은 아주 단단하다.
81년 중 미국에 대한 외국의 직접투자 총액은 1백86억 달러나 된다. 30여년 만에 미국의 대외직접투자액을 장회한 것이다. 또 대미주식투자도 50억 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미국에의 자본류입은 미국의 정치적 인정 없이는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세계적인 달러수급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미국의 경상적자 축소 및 흑자전환은 달러강세의 요인이다.
오일달러도 안정된 미국으로 유입이 늘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만 「레이건」행정부는 개의치 않는다. 거액의 재정적자가 생긴다면 대량의 국채를 발행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금융 긴축으로 금리가 저절로 올라 달러강세는 어쩔 수 없다는 논리다.
달러강세와 고금리로 세계각국이 큰 영향을 받고있지만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중앙은) 는 긴축을 완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레이건」대통령의「강력한 아메리카」는「강력한 달러」의 실현을 필요로 하며 그것이 미국의 국고에 합치되는 것이라면 달러강세는「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카터」때의 달러는 약세였다. 그러나「레이건」의 달러는 강세다. 현재의 달러 강세를 설명하는 것으로는 이 이상의 말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레이건」행정부는 81년1월 등장한 이래 인플레야말로 미국경제의 최대 적이라고 강조했으며 FRB도 이를 받아들여 엄격한 금융긴축을 계속해왔다. 금리는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도 서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또 한차례 전기는 작년 에 찾아왔다. 침체가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금리가 떨어졌다. 그러나 재정적자가 예상을 훨씬 넘어 대한 규모로 팽창, 인플레가 재연될 조짐을 보였는데 이때부터 마구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달러시세도 치솟았다.
서독연방은행은 내수부진해결책으로 작년 10월부터 달러시세를 봐가면서 조금씩 금리를 내렸다. 금융긴축완화도 서둘렀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미국과 서독간의 금리 차가 6%가까이 되어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다른 유럽국가들도 미국의 고금리에 묶여 옴쭉달싹할 수가 없었다. 제2차대전후 최악의 실업사태를 맞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금리를 내리는 등 경기대책을 세우려 했지만 금리 차에 의한 자본류출이 염려돼 그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유럽경제의 핵인 서독의80년 경상수지는 2백95억 마르크 적자였다. 81년 실질 성장률은 76년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졌다.
그후 마르크화의 하락으로 수출이 급증,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올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보다 줄어든 5%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일본경제=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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