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보육원 어린이 독도 나들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 어린이들이 21일 독도 앞바다의 배 위에서 태극기를 들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고 있다. 뒤쪽에 보이는 섬이 독도의 동도다. 임장혁 기자

20일 서울.경기지역의 보육원 어린이 40여 명이 독도와 울릉도로 2박3일간의 '외출'을 떠났다.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 삼봉호에 몸을 싣고 울릉도를 떠난 지 세 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바닷길 한복판에서 독도가 나타났다.

배가 섬을 끼고 돌며 독도 기슭에서 파란 풀이 돋은 한반도 모양의 지형이 나타나자 성진이(서울 구산초 5년)는 들뜬 목소리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쳤다. 어느새 잠에서 깬 어린이들은 품에 감췄던 작은 태극기를 꺼내 '우리 땅'을 지키는 독도 경비대 초소를 향해 신나게 흔들었다.

약 30분간 독도의 동도와 서도, 주위의 솟대바위.독립문바위 등 기암괴석을 보면서 아이들은 당당한 독도의 모습에 빠져들었다.

어린이들은 울릉군청으로부터 입도 허가를 받았지만 갑작스레 높아진 파도 때문에 배가 접안을 못해 독도를 밟지는 못했다.

독도 탐방에 앞선 울릉도 기행도 좀처럼 여행 기회가 없는 어린이들에겐 신기하기만 했다. 나리 분지에 남아 있는 너와집과 투막집, 굴에서 나오는 냉기로 연중 4도를 유지한다는 '풍혈' 등을 둘러보는 아이들의 시선은 분주했다. 김정현(서울 상암초 5년)군은 "7세 때 엄마랑 헤어진 뒤 바닷가 여행은 처음"이라며 "이번에 친구가 많이 생겨 정말 좋다"며 웃었다.

이들의 외출은 학생복 업체 ㈜에리트베이직이 지난 6개월간 교복을 팔 때마다 100원씩 받은 쇼핑백 대금 3000여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해 마련됐다.

임장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