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집트 폭탄 테러 88명 사망… '아랍 친미 정권'에 경고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중동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이집트 휴양도시 샤름 엘셰이크에서 23일 새벽(현지시간)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집트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24시간이 지난 24일 현재 외국인 8명을 포함해 88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테러는 인파가 붐비는 샤름 엘셰이크 중심가 세 곳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남쪽의 '올드 마켓' 입구 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폭탄 공격으로 한 카페에 있던 이집트인 17명이 숨졌다. 같은 시간 번화가인 '나마 베이'의 가잘라 가든 호텔 입구로 자살폭탄 차량이 돌진했다. 몇 분 후 수백m 떨어진 뫼벤픽 호텔 앞 보도에서 가방폭탄이 터졌다.

이번 사건은 아랍의 친미 정권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나이 반도 남단 휴양도시 샤름 엘셰이크는 서구인과 이스라엘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수많은 카지노.유흥업소.토플리스 해변 등이 있다. 이슬람 과격세력이 테러 목표로 삼기 좋은 곳이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으로 알려진 '알샤히드(순교자) 압달라 아잠'여단이라는 단체는 테러 발생 직후 그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타바 힐튼호텔 테러도 그들이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집트 당국은 현재 70여 명의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번 테러는 이집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6억 달러였던 관광수입이 관광객 감소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월 7일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통령 직접선거에도 차질이 발생할지 모른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