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33년…정년퇴직한 장기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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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방송계가 기술면에서는 엄청난 발전을 했지만 방송종사자들의 언어순화 문제만큼은 오히려 퇴보된 느낌입니다.』
아나운서출신 방송인으로서는 최초로 정년퇴직 (6월30일자)을 하게 된 장기범씨(55·KBS심의위원)의 퇴임소감이다.
장씨는 정부가 수립되던 48년10월 고대3년생(당시22세)의 신분으로 KBS아나운서로 입사한이래 KBS에서 33년8개월간 근무,오직 방송에만 종사해온 외길 인생.
장씨는 50년대말 KBS라디오프로 『스무고개』 『재치문답』 등을 통해 수많은 청취·자들에게 웃음과 위트를 선사했었다.
『아나운서시절 기억에 남는일이 두가지 있읍니다.첫째는 1950년6월25일 북괴가 남침하던날 아나운서 숙직을 했었죠.그때 일믈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둘째는 내가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근무하던 60∼61년에 4·19혁명과 5·16군사혁명을 직접 방송한 일입니다』
장씨는 33년동안 겪었년갖가지 일화들을 털어놓으며『사실은 이제부터 자신감이 생기는데…』 하며 방송생활을 끝맺는데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7O년대초까지만 해도 마이크를 놓지 않았넌 장씨는 그동안 부산방송국장,대구방송국장,춘천방송국장등을 역임했다.그후 KBS연수윈장을거쳐 심의위원으로 정년이 되던 날까지 근무.
장씨는 앞으로 별다른 개획은 없지만 『무엇인가는 해야겠다』 는 의지만은 뚜렷이다짐했다.
현재 부인 박종여사(48)와의 사이에 3남을 두고 있다.<전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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