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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돈 서둘러 얻어 내집 장만 해볼만 - 금리인하와 가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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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은행금리가 파격적으로 내렸다. 은행금리인하가 일반경제 및 서민가계와 직접 관련있는 경제사정에 미치는 영향을 사례별로 알아본다.

<금리와 경기>
이번 금리인하를 경기회복을 위한 쇼크요법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금리는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금리(대출)가 싸지면 돈에 쪼들리는 기업들이 은행돈을 많이 쓰게 된다.
반면에 은행빚이 많은 기업들도 그만큼 금리부담이 줄어든다. 새로 빌어쓰는 돈, 금리부담 경감 등으로 기업은 그동안 미뤄왔던 새 공장 짓기, 새 기계 도입, 밀린 노임 청산 등이 가능해져 기업활동도 자연히 활기를 띠게 된다. 기업이 활기를 띤다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살아서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금리인하가 곧 경기부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인하로 기업의 투자의욕이 왕성해지고 새로운 투자가 일어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새로 공장을 짓고 노후한 시설을 대체시켜 생산한 제품이 팔려야 한다.
기업의 금리부담이 금리인하 폭만큼 완화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새로 만들어내는 제품의 값이 싸져야한다. 그래서 안으로는 내수를 불러일으키고 밖으로는 수출이 늘어나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계의 소비가 극도로 침체해있고 국제적으로도 세계가 똑같이 불황속에 있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하로 경기가 불같이 살아난다고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금리와 물가>
금리인하로 기업이 활기를 띠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돈이 필요하게 된다.
새 공장을 짓고, 새로운 기계를 들여오고, 그동안 놀리던 각종설비도 적극 가동시켜야 한다. 사람도 더 많이 써야한다. 여기에 필요한 돈은 정부가 돈을 더 찍어서 공급해주어야 한다. 돈 공급과 기업의 제품생산에는 시간적으로 큰 차이가 생긴다.
돈을 먼저 풀고 그 뒤에 제품생산이 뒤따른다. 제품생산·소비가 풀린 돈만큼 원활히 이루어지면 경기는 더욱 좋아진다. 그러나 새로운 돈이 모두 물건 만드는 데에 소비되지 않고 생산과 관련없는 소비자금으로 흐르면 결국은 물건은 모자라고 돈은 남게 된다. 이는 곧 물가만 올리게 된다. 금리가 내리고 경기가 호전되면 물가도 오르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높아질 은행문턱>
이처럼 금리인하는 자칫 인플레를 유발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새로 돈을 푸는데는 아무래도 인색해진다. 이에 비해 돈을 빌려는 기업은 많아진다.
한편 인플레가 예상된다면 금리가 쌀 때 은행돈을 되도록 많이 빌어쓰는 것이 유리하다.
돈을 빌어쓰려는 쪽은 많고 새로 풀리는 돈은 한계가 있으니 은행은 자연히 돈 꾸어주는데 선별하게 된다.
경기회복을 위해 기업에 우선적으로 돈을 꾸어주기 때문에 일반서민에게는 은행문턱이 크게 낮아질 수는 없다.

<금리-주가-부동산>
금리와 주가는 반비례관계에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일반 여유자금은 은행저축으로 몰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금리가 떨어지면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와 주식투자 등 다른 투자대상을 찾는다. 흔히 여유자금은 은행예금·증권투자·부동산투자의 재산 3분법에 의해 활용된다.
그 동안은 부동산쪽이 너무 위축되어 있었지만 이젠 금리가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은행에 몰려있던 돈이 증권시장이나 부동산시장쪽으로 돌려질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시장은 증권시장에 비해 덩치가 더 크다. 따라서 당장은 여유자금이 증권시장에 몰려들 확률이 더 높다. 그리고 주식투자 수익률은 금리가 떨어진 분만큼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주식값은 그 차액만큼 오르게 마련이다. 우리의 경우는 그 차액에 알파의 효과를 보태 주가가 예상외로 오를 수도 있다.

<여유자금 활용>
제2금융권의 금리도 모두 인하 조정되었다.
인하폭은 은행금리 인하폭과 큰 차가 없다. 따라서 예컨대 5백만원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일단은 은행의 최고금리 8%보다 높은 신탁·CP·상호신용금고 등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증권은 다소의 전문성을 요한다. 그리고 그 여유자금이 비상용 저축이라면 이를 증권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은행예금은 원금을 축내는 일이 없지만 증권투자는 잘못하면 이자는커녕 원금마저 날릴 수도 있다.
부동산투자의 경우는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일 것 같다. 전세로 있다면 은행빚을 내어서라도 내 집을 장만해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특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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