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의 등불」이 된 서독<1승1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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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마드리드=외신종합】유럽축구의 최강 서독(l승1패)이 벼랑에 섰다. 최대의 우승후보국 중 하나로 꼽히던 거함이 블랙파워 알제리의 돌풍에 휘말려 1차리그 탈락이라는 아슬아슬한 침몰의 위기를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월드컵축구의 l차리그에서 최대의 이슈로 등장한 이 서독의 운명은 최종일인 26일 오스트리아(2승)와의 한판승부로 판가름난다.
서독이 궁지로 몰린 것은 당초 서전에서 복병 알제리의 일격에 굴복, 2-1로 패한 것이 화근이었으며 25일 알제리가 다시 칠레를 3-2로 물리침으로써 2승1패를 기록, 서독은 반드시 오스트리아에 이겨야하는 큰 부담을 안게된 것이다.
아프리카최고의 공격수인 장신의 흑인 벨루미(23)를 주축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알제리는 만약 오스트리아가 서독에 비겨주기만 하면 서독을 제치고 2차리그에 오를 수 있는 입장이다.
서독은 유럽지역 1조예선 때 오스트리아에 2전 전승(2-0, 3-1)을 거둔바있어 승산은 크나 스페인무대에선 컨디션의 부조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는 현재까지 3득점에 무실점, 완강한 수비를 구축하고 있으므로 서독이 또다시 이기리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오스트리아는 만일 서독에 패하면 알제리와 골 득실차를 따져 2차리그 진출여부를 가리게 되므로 사력을 다해 수비에 치중, 최대한 실점을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1차리그 2조의 미묘한 상황은 4조와 5조에서도 마찬가지.
이날 4조의 프랑스는 체코와 l-1로 비겨 잉글랜드에 이어 2위가 될 것이 결정적이나 26일 이미 2차리그 진출권을 확보한 잉글랜드가 방심, 광기(광기)의 쿠웨이트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나면 쿠웨이트와 1승1무1패 동률이 되고 만다.
그러나 골 득실차에서 프랑스가 크게 우세, 프랑스의 2차리그 진출은 거의 확실하다.
5조의 유고는 이날 경기종료 불과 2분전 행운의 페널티 킥을 얻어 온두라스를 1-0으로 제압, 2차리그의 문턱을 짚었으나 26일 북아일랜드가 스페인에 이기거나 비기면 탈락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주최국 스페인은 북아일랜드에 비기기만 해도 5조의 1위를 차지한다.
세계를 흥분시키고있는 월드컵축구는 26일로 1차리그를 종료, 이틀을 쉰 후 29일부터 12강의 2차리그(4개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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