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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인플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올 하반기엔 세계 경기가 다소 나아지리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물론 막연한 기대만은 아니다.
통설로 「세계 인플레 진정 론」이라 한다.
각 미 선진국들의 인플레 율이 최근에 일제히 떨어지고 있는데 근거한 가설이다,
미국의 인플레 율은 지난3월 17년만에 처음으로 전 월 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년 율 6·6%로 떨어진 것이다.
영국도 소비자 물가지수가 2월부터 4월까지 사이에 2·5포인트 떨어져 년율 9·4%를 기록했다. 80년에 20% 였고 작년 14% 였던 두 자리 수 인플레 율이 한자리수로 억제된 것이다.
영국의 경우는 하나의 경이이다. 1년 후면 6·5%까진 떨어지리란 낙관도 있다. 내년 중엔「5%그룹」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경제학자도 있다.
일본은 지금 3%이하, 서독이 5% 이하, 미국도 올해나 내년 봄엔 5%대로 들어갈 추세다.
5% 그룹에 끼지 못하면 국제경쟁에서 불리 할 수밖에 없다. 경제 재 활성화에도 늦는다. 인플레 율 5% 그룹은 바로 주요 선진국의 기조요, 기대의 표현이다.
여기에 접근하려고 노력하는 두 나라의 처지는 대조적이다. 「미테랑」사회당 정권하의 프랑스는 인플레 극복에 의한 고용증대를 꾀했으나 좌절하고 있다. 인플레 율은 15%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탈리아는 80년에 24%까지 갔던 인플레 율을 지금 15%까지 떨어뜨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인플레 율 하강에 오히려 비관론을 펴는 세력도 만만찮다
하강의 원인이 우선 부담스럽다. 하나는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연료유 값의 인하, 또 하나는 풍작에 의한 곡물 가 인하. 이 원인은 너무나 가변성이 크다.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인플레 율 5%선에서 각국은 많은 문제에 직면한다는 예상도 있다. 기업의 설비 근대화 투자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생산 확대는 기대할 수 없다. 고용확대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경제 재활성화가 아니라 제2단계 스태그플레이션의 기미가 크다는 전망
산유국의 국제수지 적자는 수입둔화로 발전한다. 오일달러 감소로 개도국의 수입 력도 감소된다 동구권의 대외 지불 능력이 저하되고 수입억제로 전세계적 수요감퇴현상이 나타난다. 그것은 심각한 사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그 현상을 『디스인플레 정책효과로 인플레 율은 둔화하지만 인플레 기대는 사라지지 않는 착잡한 상태』로 설명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지도 인플레 재연 설을 부정하지 않았다.
또 미국의 비즈니스위크 지는 미국의 민간기업들이 7윌 이후 정부가 금융시장에서 거액을 끌어가면 자금조달에 궁합 나머지 도산 속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낙관 뒤에 도사린 비관이다. 인플레 억제 이후의 증상, 이젠 바로 포스트 인플레에 관심을 가질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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