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홈런왕' 이도형 결승투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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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화 5번 지명타자 이도형(30.사진)과 김인식 감독의 인연은 벌써 10년째 끈끈하게 이어지고 있다. 93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당시 OB(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도형은 1995년 김인식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잠실구장에서 12개의 홈런을 때리며 김상호(은퇴), 안경현, 장원진 등과 함께 OB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12개는 잠실구장 최다홈런 신기록(종전 11개)으로 그에게는 '잠실 홈런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이도형은 진갑용(삼성), 홍성흔(두산) 등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포수들이 입단하면서 출장 기회를 잃더니 결국 2002년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잠실 홈런왕 타이틀도 타이론 우즈(24개)로 넘어갔다. 이도형이 20일 친정팀 두산과의 잠실 경기에서 선제 결승 투런홈런을 때리며 '잠실 홈런왕'의 기억을 되살려 냈다.

이도형은 6회 초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랜들의 142㎞짜리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135m짜리 초대형 아치였다. 한화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8이닝을 산발 6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선발 문동환과 소방수 지연규의 계투로 3-0 승리,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도형은 95년 자신을 팀의 간판타자로 중용한 김인식 감독과 올해 다시 만나면서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백업 포수 또는 대타로 66경기에 출전, 홈런 6개 27타점을 기록했던 이도형은 올해 벌써 72게임에 나가서 13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LG는 수원 원정에서 공동 6위였던 현대를 7-3으로 꺾어 이날 삼성에 2-4로 진 롯데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현대는 7위로 떨어졌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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