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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비밀 훔쳐내려던 미 주재 일 회사원들 잡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워싱턴22일AP=본사특약】미 법무성은 IBM사의 컴퓨터비밀을 훔쳐내기 위해 한 미 연방수사국(FBI)요원에게 64만8천달러를 건네준 혐의로 일본 히따찌(일립)·미쓰비시(삼능)사 전자회사 주재원을 포함한 19명을 고발했다고 월리엄·프렌치·스미드 미 법무장관이 22일 발표했다.
월리엄·H·웹스터 FBI국장은 이중 6명이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됐으며 일본에 있는 12명에 대해서는 21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학생은 훔친 서류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12명은 IBM사로부터 훔친 서류와 테이프를 미국으로부터 일본으로 반출하려한 혐의를 받고있는데 법무성은 히따찌사와 미쓰비시전자의 주재원들이 컴퓨터와 컴퓨터 관련제품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각기 독자적으로 IBM사의 비밀정보를 빼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일본인들은 지난해 초부터 IBM사의 비밀을 훔쳐낼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했다. 이들이 접촉한 사람들 중의 하나는 FBI의 비밀소스노릇을 하고있는 인물이었다. 법무성과 FBI에 이 사실이 통보되고 곧 수사가 시작됐다.
FBI는 IBM사의 협조를 얻어 지난해 11월부터 이들을 검거하기 위한 비밀공작을 벌였다.
FBI는 요원들을 IBM사와 관련있는 기술고문회사의 직원으로 가장시켜 이들과 접선시켰다. 비밀요원들은 충분한 대가만 주면 IBM사의 비밀서류와 테이프 등을 빼내주겠다고 약속했다. 히따찌와 미쓰비시사는 미끼를 덥썩 물었다.
웹스터 FBI국장은 히다찌사 주재원들이 IBM사의 비밀서류와 테이프 등 비밀자료를 건네받는 댓가로 FBI공작원에게 62만2천달러를 지불했으며 미쓰비시사 주재원들 역시 같은 목적으로 2만6천달러를 주었다고 밝혔다.
FBI의 이같은 「덫 놓기」식 비밀공작은 두 회사를 상대로 동시에 진행됐지만 미쓰비시와 히따찌사는 각기 자신들만이 정보를 입수하는 것으로 알고있었다고 FBI의 샌프란시스코지국 대변인 톰·앤더슨은 말했다.
FBI는 지난해 미 의원들의 수뢰사건을 수사할 때도 이같은 비밀공작을 벌였었다.
웹스터 FBI국장은 사건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건은 고급기술정보의 도난을 막아내는데 비밀공작이 얼마나 효과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법률상 훔쳐낸 재산을 운반한 사람은 최고5년의 징역과 1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훔친 물건을 받은 사람은 최고10년 징역·1만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믿어지지 않는 일|삼능사 상무 밝혀>
【동경=신성순특파원】일본 미쓰비시(삼능)사의 오오따(태전영남) 상무는 미 법무성이 22일 발표한 산업스파이사건에 관해 23일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 『자사직원들이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정보수집을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뉴스를 들은 부하직원을 통해 체포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쓰비시사 직원으로 이 사건에 관련된 4사람이 모두 컴퓨터관계 기술자로서, 체포된 이시따(석전교야)는 미국시장조사를 위해 80년3월 자회사인 미쓰비시 일렉트로닉스 아메리카(MEA)에 나가있으며 일본에 있는 수배자 3명은 『전혀 문제가 될만한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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