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거스르는 정책은 백전백패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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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제주 중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파트 값을 잡으려면 보유세를 1%로 높이고 나머지 반시장적 규제는 모두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연합뉴스)

'재계 쓴소리'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아파트 값을 잡으려면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인 1%로 높이고 양도세를 대폭 낮추는 등 나머지 반시장적 규제는 모두 없애야 한다고 20일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제주 중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와 특별강연을 통해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문제는 시장경제 원칙을 적용하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회장은 "다소 반발을 있겠지만 부동산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까지 크게 올려 넓고 좋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에게 그만한 코스트를 지불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부동산 정책"이라며 "현재 시세 대비 0.15% 수준인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1%)로 높이되 양도세를 대폭 낮추는 등 나머지 반시장적 규제는 모두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회장은 "특정 지역 집값을 낮추겠다고 정부가 나서는 곳은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문제만 해도 참여정부는 20여차례 정책을 내놓았지만 아파트 값은 전국적으로 13%, 서울은 17.2% 오르고 특히 강남지역은 30-40%가 올랐다"며 "이는 시장경제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반시장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상황이 더 나빠지고 또다시 더 강한 반시장 정책을 내놓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세대비 0.15% 수준인 보유세를 1% 정도까지 올리고 나머지 규제를 해제하는 것 말고는 부동산 값을 잡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면 공장부지 등 땅을 많이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부담되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보유세 때문에 공장 못한다면 문닫아야 한다"며 일축했다.

그는 보유세를 올려서 늘어난 세수로 집없는 서민들에게 임대주택을 마련해 주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이른바 '배고픈' 사람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시장을 거스르는 정책은 백전백패한다"고 전제하고 "경제를 살리는 것 뿐 아니라 교육, 노사 문제등 대부분의 현안에 시장원칙을 적용하면 해결될 수 있다"며 시장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반시장적 대책의 대표적 사례로 '영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들면서 "경쟁에 따라 자영업자중 망할 것은 망하고 생존할 수 있는 곳은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데 진입을 막겠다는 것은 코미디중이 코미디"라고 비난했다.

중소기업 역시 "모든 중소기업을 도와주겠다는 것은 모두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면서 차별적 지원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사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시장경제에 크게 어긋나 있다"면서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시장원리가 아니라 노조의 힘에 의해 결정되고 이에따라 같은 작업장에서 왼쪽 바퀴다는 사람(정규직)의 임금이 오른쪽 바퀴다는 사람(비정규직)의 배가 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시장이 아닌 힘에 의해 결정된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비정규직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우리기업들은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의 교육제도를 똑같은 제도 아래서 엇비슷한 인재를 키워내는 '붕어빵 교육'이라고 평가하면서 "창조적인 머리를 쓸 수 있는 인재를 기르고 막대한 교육비용의 해외유출을 막으려면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교육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고교평준화도 당장 폐지하기 어려우면 점진적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반도체 등 극히 일부 제조업체들이 국내에 공장을 지을 뿐 대부분 제조업체들은 땅값 문제, 인건비 등으로 국내에 공장을 짓기 어려운 상황이고 외국업체도 연구개발 투자만 들어올 뿐이지 제조업체는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앞으로 교육, 의료 등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데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려면 투자 규제 등을 없애고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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