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버스" 구한 고속 순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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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속도로 위를 달리던 직행 버스의 운전사가 고혈압 증세로 하반신이 마비돼 버스가 지그재그로 달리는 것을 때마침 순찰 중이던 고속도로 순찰대원들이 발견, 기지로 버스를 멈추게 해 승객을 구했다.
14일 하오 4시30분쯤 승객 45명을 태우고 부산을 떠나 진주로 가던 Y여객 소속 경남 5아3852호 직행버스가 함안군 군북면 남해 고속도로에 이르렀을 때 운전사 고수영 씨(55)가 갑자기 고혈압 증세로 하반신이 마비되면서 버스가 고속도로 위를 멋대로 달렸다.
이 때 이 곳을 지나던 고속도로 기동 순찰대 제6 지구대 소속 김용주 순경(40)과 최창원 순경(29)이 이를 발견, 마주 오던 차량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버스를 따라가며 안전운행을 유도, 12km 떨어진 오르막길에서 가까스로 버스를 세우게 했다는 것.
김 순경에 따르면 대부분의 차량은 과속으로 달리다가도 순찰차를 발견하면 속도를 줄이는 것이 보통인데 이 버스는 쏜살같이 순찰차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어 속도를 줄이도록 마이크로 경고하며 추격했다는 것.
그러나 버스는 비틀거리며 질주,『운전사가 졸고 있구나』생각하고 계속 추격했다.
버스는 진양군 톨게이트에서 통행권을 사지 않고 달려 운전사에게 심상찮은 사고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김 순경은 버스를 앞질러 순찰차를 몰며 마주 오는 차량들을 길가로 대피시키는 한편 운전사가 차를 안전하게 몰도록 스피커로 경고하며 12km를 달렸다.
버스는 진양군 진성면 근처 오르막길에 이르자 속력이 줄어들었으며 운전사도 그 때서야 정신이 드는 듯 순찰차의 유도를 받아 버스를 세웠다.
버스가 멈추자 두 다리 마비증세로 몽롱한 상태에 있던 운전사 고 씨를 진주 반도병원에 입원시키고 버스를 직접 몰아 승객들을 종착지인 진주까지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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