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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에서 13-9…초여름 밤의 4시간13분 혈투|군산상은 역시「역전의 명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역전의 명수라는 군산상고가 11일 서울 운동장에서 야간 경기로 벌어진 제37회 청룡기 쟁탈 전국 중-고 야구 선수권대회 고등부 2회전인 중앙 고와의 경기에서 4시간13분에 걸친 대 파란 끝에 0-6에서 13:9로 극적인 역전승을 장식, 준준결승에 합류했다.
군산 상을 울리다 웃긴 선수가 바로 2년 생 투수 조계현.
조는 2회 말 난조로 대량 6실점을 자초했지만 4회 초 좌월 투런 홈런으로 추격의 실마리를 풀었고 9회 초에는 역전 중월 2루타를 날리는 등 4타수 4안타 4타점의 놀라운 타격을 과시, 화려한 역전 극의 주역이 됐다.
이로써 군산상은 14일 준준결승에서 대전고-덕수상고 승자와 대결케 됐고 천안 북일고는 춘천고를 12-2 6회 콜드게임으로 제압, 인천고와 4강 진출 권을 다투게 됐다.
서울시 예선 우승팀인 중앙고는 2회 말 군산상 선발 조계현과 구원투수 이동석의 난조의 틈을 이용, 2번 김창식의 우월 3루타 등 타자 일순하며 5안타, 2사구를 묶어 대거 6득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듯 했다.
그러나 이 지옥에서도 군산 상은 포기치 않고 천국으로 올라섰다.
중앙 고는 조계현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은 후 좌완 김기범과 1년 생 김진선이 교대로 등판, 난조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추격을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군산 상은 7회 초 1점을 ,그리고 8회 초 연속사구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중앙 1년생 투수 김보선의 폭투와 밀어내기로 극적인 차이를 이루고야 말았다.
승리의 여신을 느낀 군산 상은 9회 초 4번 오석환에 이어 5번 조계현의 연속 2루 타로 끝내 9:8로 역전하고 이후 2안타와 희생플레이 등으로 2점을 가산, L:9의 믿기 어려운 대 역전 극을 연출한 것이다.
군산 상은 72년 황금 사자 기 대회 결승에서 강호 부산 고에 9회 말 4-1로 뒤지고 있다가 대거 4점을 빼내 5-4로 역전승하면서『역전의 명수』라는 닉네임이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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