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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적대적 남자 주인공은 변화중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드라마에서 적대적 주인공이 변화하고 있다. 삼각 관계나 겹삼각관계로 전개되고 있는 멜로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연적의 관계를 형성하거나 대립과 갈등을 초래하는 적대적 주인공(Antagonist 또는 Anti-Hero)의 성격이 근래들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가 드라마의 또 다른 인기 요인 역할을 하거나 주인공보다 더 사랑을 받는 기현상을 낳기도 한다. 그동안 트렌디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에서 한 여자를 놓고 벌이는 사랑싸움에서 주인공과 연적 관계로 맞서는 적대적 주인공은 그야말로 초지일관 음모와 술수로 주인공을 궁지에 몰아 넣으며 갈등을 증폭시켜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악성과 극성은 약화되고 심지어 주인공의 입장을 도와주는 역할이나 악한 행위에 개연성을 높여 시청자의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다. 올들어 방송된 ‘해신’에서의 염장(송일국)과 ‘쾌걸 춘향’의 변학도(엄태웅)는 한 여자를 놓고 남자 주인공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는데 이들은 기존의 반영웅으로서의 면모와 크게 달랐다. 이들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자신의 악행을 최소화하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남자 주인공을 도와주는 일마저 서슴치 않는다. 그야말로 남자 주인공(영웅)에게 가하는 음모와 술수의 강도가 훨씬 약화되고 대신 그들의 행위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이러한 적대적 남자 주인공의 성격 변화는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여 송일국과 엄태웅은 주연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적대적 주인공(반영웅)의 성격 변화는 MBC의 ‘내이름은 김삼순’과 SBS의 ‘온리유’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정려원을 놓고 현빈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한 다니엘 헤니는 그간의 적대적 주인공이 보이는 행동이나 갈등 패턴을 전혀 따르지 않고 있다. 다만 한 여자의 행복을 위해 절대적으로 헌신하는 데에서 벗어나 대립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현빈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일을 서슴치 않는다. 반영웅으로서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온리유’에서의 이천희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한 채영이 다른 남자(조현재)의 아이를 낳고 키우고 있어도 묵묵히 한 채영의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한 채영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가 좋아하는 남자 주인공 조현재를 도와주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다. 이처럼 적대적 남자 주인공들의 성격 변화는 드라마 내외적인 원인이 있다. 일단 현실속에서의 부정과 부패, 비리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서나마 적대 관계에서도 사랑의 순수함으로 승부를 거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적대적 주인공들의 초지일관 한 악행의 화신으로 성격을 견지하는 것은 드라마적 개연성과 사실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변화의 한원인이다.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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