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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높은 혈당 ? 그냥 방치하다뇨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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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근 64세의 나이로 사망한 탤런트 김진해씨. 그의 연기 생활을 마감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당뇨병이었다. 주위 사람을 더욱 안타깝게 한 것은 3년 전 다리를 절단한 것. 당뇨의 시작은 대수롭지 않게 오지만 결과는 이처럼 참혹하다.

원로배우 고 황해씨, 탤런트 홍성민씨의 사례를 통해 당뇨병의 3대 합병증을 알아본다.

▶ 당뇨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고 김진해씨(左)와 황해씨.

# 당뇨 망막증=30여년간 당뇨병을 앓아온 홍성민씨는 5년 전쯤 시력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고, 지난해 실명을 했다. 영동세브란스 안과 김성수 교수는 "환자의 80%가 초기 진단시 발견될 정도로 망막증이 일찍 시작된다"며 "시력에 이상이 있어 병원을 찾을 때는 증상이 매우 악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망막은 안구벽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는 얇은 막. 시신경이 분포돼 이곳에 맺힌 상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당뇨병에 걸리면 망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막히면서 이를 대체하는 신생 혈관이 생긴다. 문제는 이 혈관의 경우 매우 약해 잘 터진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망막 중심에 위치한 황반부가 붓는다는 점. 이곳이 망가지면 초점이 맺히질 않아 시력 상실로 이어진다. 당뇨병 진단을 받는 해부터 매년 1회, 증세가 나타나면 3~6개월에 한 번씩 눈 검사를 받아야 한다.

# 당뇨 족부병=매년 10만~12만 명이 발을 자를 정도로 흔하다. 이 수치는 교통사고를 제외한 다리 절단환자 중 50% 이상을 차지한다. 발 절단 환자의 절반을 넘는 수치. 다른 당뇨병 합병증처럼 말초 신경이 손상되면서 감각이 둔해지고, 혈액순환 장애로 상처가 아물지 않아 발이 썩기 시작한다. 을지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교수는 "특히 당뇨병 환자는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갈라지고 쉽게 상처가 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항상 발을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작은 상처도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신발은 모양보다는 기능을, 귀가 후엔 발을 꼼꼼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 당뇨 신장병=올해 83세로 타계한 원로 배우 황해씨는 최근 몇 년간 주 2~3회 혈액투석을 받은 걸로 알려졌다. 신부전증 환자 3명 중 1명이 당뇨병이 원인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액이 걸죽해져 콩팥에 있는 400만 개의 사구체라는 모세혈관 덩어리가 막혀 기능을 잃어버린다. 고대의대 신장내과 김형규 교수는 "사구체가 혈액을 여과하지 못하면 소변 속에 알부민이 섞여 나오기 시작한다"며 "하루 0.5g 이상 나오는 단계가 되면 더 이상 진행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뜻. 몸이 붓고, 야간에 소변을 두 차례 이상 본다면 이미 70%의 사구체가 망가졌다고 본다. 따라서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매년 소변검사는 필수.

# 최선의 방책은 혈당관리=당화혈색소 수치가 1% 감소하면 망막증을 비롯한 신장병.족부병 등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이 35% 감소한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3개월간 혈당 정도를 알아보는 지표. 운동을 통해 표준 체중을 유지하고, 식사요법으로 열량 관리를 해야 한다. 혈당치는 매일 당뇨 수첩에 기록해 의사와 상담시 활용한다. 최근에는 휴대하기 쉽고, 검사가 간단한 혈당측정기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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