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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홉킨스 꺾고 미들급 새 지존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이석무 기자] 신예 저메인 테일러(26·미국)가 무려 20차방어전을 이끌어온 노장 버나드 홉킨스(40·미국)를 꺾고 세계 프로복싱 미들급의 새 지존으로 탄생했다. 테일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MGM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WBA WBC IBF WBO 미들급 통합타이틀전에서 홉킨스를 2-1 판정승으로 누르고 새 통합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날 승리로 24전 전승(17KO)을 기록한 테일러는 홉킨스라는 큰 벽을 넘으며 미들급의 최강자로 우뚝 자리잡게 됐다. 반면 홉킨스는 21차 방어전에서 끝내 고배를 마시고 46승(32KO)3패1무를 기록했다. 비록 챔피언에서는 물러났지만 홉킨스의 20차 방어전 기록은 프로복싱 역사상 조 루이스(25차·헤비급), 리카르도 로페즈(24차·스트로급), 스벤 오트케(21차·슈퍼미들급)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14살이나 젊은 테일러는 앞선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초반부터 접근전을 펼치며 40살의 홉킨스를 요리했다. 특히 크게 적중하지는 않았지만 과감한 선제공격으로 스코어를 쌓아나갔다. 하지만 노련한 홉킨스도 방어 중심의 경기를 펼치면서 테일러의 선제공격을 효과적으로 반격, 경기는 거의 대등하게 흘러갔다. 원체 스피드와 테크닉이 좋은 선수들의 대결이라 보니 화끈한 타격전 보다는 거리를 두고 펀치를 주고받는 형태의 경기 양상이 지속됐다. 테일러는 5회에 우연한 버팅으로 머리 윗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피가 줄줄 흐르는 가운데서도 그의 페이스는 떨어질 줄 몰랐다. 테일러는 10회 이후 홉킨스의 정타를 몇차례 얻어맞고 충격을 입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경기 후반 여러 위기를 빠른 방어동작으로 잘 넘겨 판정까지 경기를 이끌어갔고 결국 판정에서 승리의 환호성을 지를 수 있었다. 세 명의 부심 중 한 명은 116-112 홉킨스의 승리로 봤지만 나머지 두 명이 115-113 테일러의 우세로 채점한 것. 테일러는 경기후 "홉킨스의 펀치는 내게 충격을 전혀 주지 못했다"며 "나는 도망다니는 그를 쫓아다니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반면 홉킨스는 "5~6회 이후 내가 경기를 지배했다. 내가 테일러에게 하지 못한 것은 KO뿐이다. 내가 이긴 상황인데 승리가 엉뚱한 곳으로 갔다"며 경기 결과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12년전 로이 존스 주니어에게 패한 뒤 1993년부터 단 한차례도 지지 않았던 홉킨스는 이날 패배로 생애 3번째 패배를 당하게 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 결과에 대해 홉킨스측은 물론 현지 언론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두 선수의 재대결 가능성이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AP통신 역시 자체 채점에서 114-113으로 홉킨스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한편 이날 홉킨스의 코너에는 평소 절친한 NBA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라시드 월러스가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NBA 챔피언결정전때 디펜딩챔피언 디트로이트가 샌안토니오에 패한 것 처럼 홉킨스도 테일러에게 패해 윌러스로선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석무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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