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딩 잡지서 50억원 받기로 한 슈워제네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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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보디빌딩 전문 잡지로부터 500만 달러(한화 약 50억원)라는 거금을 받기로 해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영국의 BBC월드가 14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출판그룹인 아메리칸 미디어(American Media)는 13일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우리 그룹 소속 잡지에 칼럼을 쓰고 상담해 주는 대가로 앞으로 5년간 5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슈워제네거가 기고할 잡지는 '플렉스(Flex)'와 '머슬 앤드 피트니스(Muscle & Fitness)' 등 두 종류. 500만 달러는 슈워제네거의 상담과 기고로 두 잡지가 얻게 되는 광고 수익 증가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약이 캘리포니아 주법(州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법은 주지사와 주의회 의원을 포함한 선출직 정치인이 본업인 정치 외에 다른 부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난의 강도가 높아진 것은 슈워제네거가 최근 고등학교 운동 선수들의 약물 복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법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단속 대상인 영양보조 약품은 보디빌딩 잡지들의 광고 주수입원이다. 따라서 단속법을 만들 경우 주지사는 잡지사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약물단속 법안을 제안했던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재키 시피어(공화당)의원은 "주지사가 목적 의식을 상실한 것 같다. 이른 시일 안에 올바른 위치를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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