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혈관의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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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심장에서 나온 펴는 동맥혈관이라는 아주 성능 좋은 파이프를 통해 온 몸으로 퍼진다. 일단 각 조직 속에서 영양분과 산소 등을 공급하고 노폐물과 탄산가스를 받은 피는 정맥혈관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혈관은 교묘한 구조를 갖고 있다.
동맥혈관은 제일 안쪽에 내피세포 층이라는 내막과 바깥쪽은 결합조직 층이라는 외막으로 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근육과 탄성조직을 포함한 중 막이 있다.
이 중간층을 이루는 근육과 탄성조직이 확장 또는 수축되면서 지나가는 혈량을 조절하게 된다. 같은 동맥이라도 굵은 쪽에는 탄성섬유 층이 많고 가늘어질수록 근육 층이 많아 효율적으로 혈류를 조정하게 된다.
이에 비해 압력을 덜 받게 되는 정맥에는 근육 층이나 탄성섬유가 적게 들어 있다. 필요 없는 부분에 필요 없는 조직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경제성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정맥혈관의 특징은 역류 막이 관막(밸브)를 갖고 있는 점이다. 동맥혈은 심장의 펌프작용에 의해 상당한 압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만 정맥혈은 압력이 낮아 특히 다리부분에서는 역류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중간중간 역류를 막아 주는 밸브가 달려 있다. 우리가 정맥주사를 맞기 위해 팔을 잡아맸을 때 부풀어 오른 정맥 군데군데에 혹처럼 튀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밸브다.
그러나 정맥밸브도 팔·다리에만 붙어 있을 뿐 몸통을 지나가는 대정맥에는 없다.
그 이유는 다른 네발짐승에서 찾을 수 있다. 네발로 걷는 짐승들을 옆에서 관찰하면 머리와 엉덩이가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높은 곳에서는 중력 때문에 자연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오므로 역류의 염려가 없어 밸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정맥밸브의 유무는 인간이 두발로 서고, 걷게는 되었지만 육체의 구조는 어디까지나 네발로 기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대동맥에서 갈라져 나온 현관들은 점차 가늘어져 각 조직 속 세포에 끝을 두고 있는 모세혈관에 이르면 그 굵기가 머리카락의 10분의1 정도밖에 안 된다. 이 모세혈관은 얇은 한 겹의 막으로만 만들어져 있어 운반해 간 영양분과 산소를 조직 속에 주고, 그곳에 모아져 있는 탄산가스와 노폐물의 교환을 쉽게 하도록 되어 있다.
동맥 측 모세혈관에서 하루에 누출되는 피의 양은 약 20ι로 이 피들이 정맥 쪽 모세혈관을 통해 16∼18ι가 흡수되고 나머지는 임파관을 통해 흡수, 다시 순환계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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