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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포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브레즈네프」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
24일「유리·안드로포프」가 소련공산당 중앙위서기에 임명되자 그가 바로「그 사람」이 아닐까하는 추측이 높아졌다.
「안드로포프」는 지금 정치국원과 국가보안위원회 의장을 정하고 있는 데다 다시 당 중앙위 서기까지 맡게된 때문이다.
그의 당 서기직은 바로 지난 l윌 사망한 당2인자요 수석이론가였던「미하일·수술로프」가 남긴 공석이었다는 것에 관심을 쏟는 이도 있다. 「수술로프」는 크렘린의 「치프·이데올로그」요, 「킹·메이커」로 소련·공산당 권력구조의 대부였다.
그가 없는 지금 그의 역할을 수행할 인물로 「안드로포프」가 선택되고 있다는 추측이다.
하지만 정치국원과 당서기직을 겸한 권력의 핵심은 그만이 아니다. 서기장 「브레즈네프」외에 「체르넨코」, 「키릴렌코」, 「고르바체프」가 있다.
특히 「체르넨코」는 「브레즈네프」의 개인적 신임을 기반으로 「수술로프」 사후 당 이데올로기 부서를 휘어잡은 인물이라 지금까지 후계자 경쟁의 선두주자였다.
장로 정치국원 「키릴렌코」는70년대 들어 가장 유망한 후계자로 꼽히면서 「브레즈네프」가 없을 때는 의의를 주재하는 등 실질적 제2인자 노릇을 해왔다.
그에 비해 「고르바초프」는 최연소 정치국원으로 제2세대의 지도자인 인대 기수의 장점을 가졌다. 「안드로프프」의 등장은 그 경쟁대열에 새로운 강자의 출현으로 평가된다.
코카서스 서부 스타브로폴 출신의 이 사나이는 39년 소련 공산청년동맹에 입당하면서 무리 없는 순탄한 출세가도를 달려왔다.
그 때문에 비교적 견문도 넓고 두뇌회전도 빠르며 세련된 처신가로 알려져 있다. 독서가로 현대미술에도 조예가 있으며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런 비 프폴레타리아적 요소 때문에 한 때 크렘린의 동료들로부터 자유주의 성향을 띤 지식분자가 아니냐는 의심도 샀다.
그러나 그의 경력은 그 의혹을 씻고도 남는다. 전기기사, 볼가강의 뱃사공을 거쳐 공산당 활동에 열성을 보인 때문이다.
67년 KGB의장이 되고서는 반체제 인사들을 무자비하게 탄압, 활동 저지에 성공했고 대 서방 첩보활동도 강화했다.
큰 키에 금테 안경을 쓴 그의 외모는 전형적인 정보책임자답게 차가운 인상이다.
그 차가운 인상에서 매섭도록 차가운 지략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브레즈네프」가 지방 여행 중 뇌일혈로 쓰러져 중태라느니, 곧 모든 공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등의 루머를 서방에 흘린 것도 그의 계략이란 관측도 있다. KGB을 이용해 소련에서 국가 최고기밀에 속하는 기밀을 흘린 것은 권력 쟁탈전에 대비한 치밀한 계산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KGB의장의 이미지는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또 KGB는 전통적으로 군부와 대립관계에 있다.
따라서 그의 후계 계승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브레즈네프」이후의 권력투쟁이 볼만하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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