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컵 'K리그 부흥의 연결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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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덕중 기자] 그동안 한국축구는 월드컵 4강 신화에도 불구하고 클럽축구의 행정 및 운영에서는 후진적인 면을 보여왔다. 2005시즌 K리그가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선수와 유럽에서 활약하던 태극전사의 복귀로 축구팬들의 시선을 다시금 고정시키고 있지만, 이들이 국내무대를 떠나게 될 이후를 생각해보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지난 시즌의 참혹함을 재연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사실 한국축구는 하부구조가 허약한 가분수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K리그는 대표팀의 당위성에 밀려 양보를 강요당해야 했다. K리그의 실전투입이 대표팀의 전술훈련만 못하다고 생각했던 일선 행정가 및 지도자들의 잘못된 인식도 이에 한몫 했다. 현재 한국축구는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바로 클럽축구의 활성화를 통해 선수단 및 축구팬들이 K리그에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이로 인해 대표팀의 경기수준이 향상되는 연결고리를 창출해야 한다.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한국축구의 과업이다. 15일 막을 올리는 2005피스컵코리아는 그 좋은 전례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리그의 성남 일화를 비롯해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 토튼햄 핫스퍼(잉글랜드)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등 면면이 화려한 세계 유수의 명문클럽들이 한국땅을 밟는다. 대표팀과는 달리 선수구성에 제약이 없는 클럽축구는 다양한 팀컬러와 변화무쌍한 전술, 전략 변화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팬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서 '클럽축구와 대표팀 축구의 차이'를 인식한다면 결국은 K리그의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튼햄은 이번 대회에 약 400명의 서포터들이 방한, 경기를 직접 관전할 예정이다. 05~06시즌 프리미어리그를 대비한 프리시즌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서포터들이 동참하는 토튼햄을 지켜보면서, 국내팬들은 대표팀 못지않은 클럽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인기구단들의 아시아 투어에서 한국이 제외되고 있고, 거의 모든 축구붐이 대표팀 중심으로 움직였던 한국축구의 현상황에서 피스컵의 성공적 개최는 향후 K리그의 부흥 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덕중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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