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경상분지·한강하류에 잦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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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반도의 지진위험도롤 등고선식으로 표시, 전국의 지진위험정도를 한눈에 알아 볼수 있게 한 지진위험분포도가 작성됐다.
한국동력자원연구소 탐사기초연구실 양승진 박사 팀은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된 지진과 계기측정지진 등 지진자료를 가지고 3도 이상 지진발생 가능성을 등고선식으로 나타냈다.
이런 지진위험도는 지역별로 지진의 위험수준을 개략적으로 파악해 대형 구조물 건설에 참고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지진위험도는 일종의 지진의 발생확률을 통계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지난 2천년간 풍부한 서술된 지진기록(역사지진)을 갖고 있어 이것을 잘 처리하고 평가하면 훌륭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위험도 작성에 이용된 지진자료는 역사지진과 현대에 와서 계기로 기록된 지진을 포함해3백21개. 연구팀은 우리나라를 위도와 경도로 각각 2분의1도씩 나누어 등분한 후 여기에 각 지진의 발생위치를 그려 넣었다. 지진은 3, 4, 5도 이상으로 구분해 표시됐다.
지진위험도 작성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매우 활발해 여러가지 작성법이 고안되어 있다.
지표와 지하암반에 따라 지진위험도도 달라지며 위험을 평가하는 방법도 지질에 따라 각기 다르다.
연구팀이 작성한 지진위험도는 지표에서 나타나는 위험도로 일정주기마다 다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표시한 것이다.
한반도의 지진위험도분포는 경주·서울·평양 등 옛 도시에 인접한 지역이 큰 위험도를 갖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아마도 왕실이 위치한 수도에 기록이 집중된 점에 큰 요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역사지진에 대한 기록이 상당히 정확한 것으로 인정됨으로써 일단은 역사지진 기록에 의해 위험도를 작성해도 그 의의는 크며 외국에서도 댐이나 발전소등을 건설할 때 우리보다도 훨씬 미약한 역사지진기록이지만 이를 반드시 참조하도록 되어 있다.
위험도는 3도 이상, 4도 이상, 5도 이상으로 나누어 그릴 수 있다.
5도 이상의 지진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곳은 포항·경주·울산을 포함하는 경상분지 안의 지역. 특히 앞의 3개 지역은 5도 이상 지진의 재도래기가 2백년으로 가장 짧다.
재도래기가 2백년이라면 2백년 안에 5도 이상의 지진이 1번 이상 일어날수 있음을 뜻한다.
한강하류와 서울을 포함한 지역도 위험도가 높은 지역으로 나타나 있다.
평양북방의 청천강하루를 중심으로 한 개천·박천 지역은 재도래기가 4백년으로 나타났다.
3도 이상의 지진은 도래기가 전국적으로 1백년에서 1천년까지로 나타나 지진다발지역이 존재함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1백년의 재도래기를 갖는 지역은 경남·경기·평양일대의 지역이다.
지진도래기가 l천년으로 비교적 안전한 지역은 평북북부지역과 함경남북도·남해안일대. 특히 북위40도 이상 지역은 전역이 재도래기 1천년에 해당되는 안정지역이다.
4도 이상의 지진위험도는 3도 이상의 위험도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분포도에 의한 위험치는 지진자료에만 근거한 개략적인 위험치로 이것이 곧 어느 특정지역의 자세한 자료가 될 수는 없다.
어느 지역의 자세한 위험치와 내진 설계기준치를 알기 위해서는 그 지점의 세부지질 및 암석특성을 참작, 보정 해주어야한다.
구조물의 경우는 진동수에 따라 피해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만일 건물의 자체 고유진동수와 지진파가 서로 공명을 일으킬 때는 건물의 진동은 증폭되어 피해는 커진다. 따라서 주요 구조물의 내진 설계는 지하 암석기반의 물성에 크게 좌우된다.
또 역사지진을 평가할 경우는 피해지역의 지질조건과 피해물의 종류·재질 등이 고려돼야한다. 피해지역의 지질이 견고한 암석이냐, 토양층이냐에 따라 진도 1이상의 차이가 있고 피해물의 재질에 따라서도 진도값은 달라진다.
아뭏든 역사지진이 왕조들의 옛 수도나 문화발전지역과 관련되는 곳에 많은 분포를 보여 이 분포도가 지진 발생지역과 꼭 연결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참고자료는 될수 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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