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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인기유지비 얼마나 드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해마다 4, 5월이면 각 방송국은 곤욕을 치른다.
탤런트·가수·성우·방송작가 등 방송관계 연예인들의 출연료(원고료) 인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출연료협상은 으레 마찰을 빚게 마련이어서 예년엔 방송출연거부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속제가 폐지되면서 각 연예단체가 방송국 측에 인상내용을 일임키로 해서 출연료인상을 둘러싼 잡음이 없이 조용하다.
이에 따라 KBS·MBC 등 방송국은 인상액을 작업중이고 5월 중순부터 시행할 방침을 세우고있어 연예인들, 특히 탤런트들은 이에 신경이 쏠려있다. 물가도 올랐는데다가 컬러방영이 되면서 옷값·화장품값·액세서리 값 등의 부담이 예년보다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탤런트란 직업은 인기를 관리·유지해야 한다.
과연 탤런트들이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얼마만큼 비용이 들까.
방송연기자협회(탤런트협회) 는 출연료인상을 위해 해마다 「탤런트 백서」란 것을 발표해왔다(올해는 발표하지 않았다). 「탤런트 백서」 가운데 「인기관리 유지비」란 항목(별표)이 있다. 말하자면 탤런트가 인기를 유지하자면 이만한 돈이 든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인기관리유지비」에 따르면 우선 남자 탤런트는 1년에 7백33만2천원, 여자는 1천21만2천원이 있어야 최소한의 인기인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액수는 지난해 기준이니까 올해는 10%정도 가산돼야 한다는 것이 한 탤런트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런데 이 내용 중에서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도 있고 또 항목이 모호한 것도 있다는 것이 방송국 측의 답변이다.
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교통·세탁·의류·서적구입비 등은 일반인들도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인데 이것을 인기관리비 항목에 넣은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탤런트들은 이런 「인기관리유지비」외에 따로 5인 기준 50만원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있다.
또 1백만원이나 되는 인기관리비란 것도 항목이 불분명하다고 방송국 측은 지적하고 있다.
결국 탤런트들이 주장하는 생활비를 따져보면(인기관리유지비는 인플레를 감안, 지난해 기준에서 10% 인상) 남자가 월 67만2천1백원, 여자가 93만6천1백원이 된다. 여기에다가 생계비 월50만원씩을 다시 가산한다면 남자가 1백17만원, 여자가 1백43만6천원이 있어야 한다. 탤런트들은 이 액수가 생활의 적정선이 아니라 최저생활비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수치에 대해서 방송국 측은 심하다고 하고있으나 탤런트 입장에선 견해가 또 다르다.
즉 생계가 불안하면 연기에 몰두할 수 없고, 생계를 생각하다 보면 밤무대출연 등으로 잡음을 뿌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방송국의 수입과 다른 제작비지출에 비해 출연료지출은 상대적으로 매우 싸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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