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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서울서 몽골 전통축제 '나담' 체험해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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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몽골 민속의상을 입은 체렝이 몽골의 전통 활쏘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경빈 기자

나담은 놀이.경기.축제란 뜻의 몽골말이다. 에린 고르방 나담(세 가지 용맹한 경기)이란 말을 줄여 쓴 것으로 몽골인들에게는 국가적 축제이자 민족의 명절도 된다. 매년 7월 10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이 축제를 통해 몽골 사람들은 씨름과 활쏘기 그리고 말타기에서 각각 최고의 용사를 뽑는다.

"몽골 사람들은 나담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대초원을 누볐던 유목민족의 호방한 기운을 마음껏 발산합니다.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나담은 몽골인을 하나로 묶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입니다."

서울 광장동에 있는 몽골.울란바타르 문화진흥원의 체렝(43)은 나담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그는 '울란바토르'는 잘못된 발음이라면서 '울란바타르'라고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서울과 울란바타르시가 협의해 만든 이 기관에 파견된 울란바타르시 공무원이다. 시 문화부국장을 지낸 뒤 올 4월 한국에 부임한 체렝은 10일 광장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서울 나담 축제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 고생하며 지내는 재한 몽골인의 향수를 달래주고, 한국인들에게 몽골의 문화를 제대로 알린다는 게 행사의 취지입니다."

체렝은 "한국엔 최대 2만 명의 몽골인들이 살고 있다고 전해지지만 이 축제에 참가할 만한 처지에 있는 사람은 이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는 올해로 다섯 번째이지만 몽골인들이 주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1시 개막식과 전통공연으로 시작하는 서울 나담에서는 말타기는 생략하고 씨름과 활쏘기, 두 경기만 치른다. 부흐라고 부르는 몽골 씨름은 장화에 쇼닥이란 이름의 반바지, 조덕이란 조끼를 입고 경기를 펼친다. 팔꿈치나 무릎이 먼저 땅에 닿는 사람이 진다. 활쏘기는 활 길이의 45배인 약 75m 거리에서 40개의 화살을 쏴 누가 과녁을 많이 맞혔나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승자에겐 명궁이란 뜻의 메르겡이란 칭호를 준다.

이번 행사에서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100m달리기, 멀리뛰기, 공던지기 등 스포츠 경기와 함께 전통놀이인 샤가이 던지기 경기도 개최한다. 샤가이는 양 혹은 염소의 발목뼈를 가리키는 말로, 이를 손가락으로 퉁겨 6~10m 너머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인 나무토막들을 넘어뜨리는 경기다.

주최 측은 밀가루에 고기를 싼 전통음식 호쇼르와 몽고의 우유차인 수테체 등 다양한 먹거리도 마련한다.

체렝은 "한국인들도 이번 축제에 많이 참여해 몽골의 전통문화를 체험해보라"고 권하면서 "주최 측으로서는 특히 몽골인들을 고용하고 있는 한국의 사업주들을 대거 초청해 몽골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왕희수 기자 <goman@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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