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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의 기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혀는 감각으로서는 저급 감각이라고 평가되는 맛을 담당하고 있다. 인간에서는 시각·청각·촉각을 고급의 감각으로 보는 반면, 후각·미각은 중요도에서 좀 떨어진다.
맛은 혀의 미뢰에서 감지된다. 혀 표면 밑에는 유두라는 융기물이 있고, 그 속에 미뢰가 몰려있는데 입안에 들어온 물질이 이곳에 닿으면 신경임펄스가 생겨, 이 신호가 중추신경-뇌속의 미각 중추에 전해지면서 달고, 시고, 쓰고, 짠것을 느끼게 된다.
혀는 부위에 따라 맛에 대한 감도가 다르다. 짠맛을 아는 미뢰는 혀 모두에 골고루 퍼져있지만 단맛은 혀끝에, 신맛은 혀의 가장자리에, 쓴맛은 혀 밑부분 미뢰에 많이 몰려있다. 따라서 사탕은 혀끝으로 맛볼 때가 제일 달고, 쓴약은 혀위로 먹어야지 혀 밑인 설근부에 닿게되면 더욱 쓰게 느껴진다.
맛은 온도와도 깊은 관계를 갖는데 40도 사이에서 짠맛은 온도가 높을수록 짜지며 쓴맛은 37도 이상에서 갑자기 써진다. 단맛은 35도에서 가장 둔하고 그보다 높거나 낮은 온도에서는 잘 느껴진다.
따라서 미지근한 국물은 짜게 느껴지고, 더운물에 약을 먹으면 더욱 쓰게 느껴지며, 단맛은 체온과 비슷한 온도를 피해야 제 맛이 난다.
이 4가지 맛을 제외한 매운맛과 떫은맛 등은 미세포 이외의 세포에서 느껴지게 된다.
혀가 맛을 감지하는 기관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기능은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말을 담당하는 혀나 입술의 중요성은 대뇌피질중에서 이 2가지 기관을 담당하는 피질의 표면 넓이로도 알 수 있다.
혀의 감각 능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넓이는 어깨나 엉덩이의 감각을 담당하는 피질의 약4배나 된다. 감각분야에서 가장 넓은 피질의 지배를 받는 기관은 손이고 그 다음이 입술로, 입술과 혀를 합치면 관장하는 피질이 제일 넓어진다. 비록 크기에서는 아주 작은 기관이지만 변화가 많은 말이라는 중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각 이의에 운동을 담당하는 대뇌피질도 입술과 혀가 앞선다. 운동 분야에서는 혀를 담당하는 피질이 어깨를 담당하는 피질의 3배정도 되며 입술 담당 피질은 손보다도 더 넓어 기관으로서는 제일이다. 입술과 혀의 담당피질을 합치면 신체 전기관을 담당하는 모든 피질의 4분의 l정도나 된다.
크기에서 신체의 몇백분의 1밖에 안되는 입술과 혀에 이만한 비중을 부여한 의미는 인간이 말로써 이성의 전수가 이뤄지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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