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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검열…미국선 어떻게 하나|관람층 따라 4등급 구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근 들어 우리나라 영화계는 불황타파라는 이유로 그 동안 억눌려 있던 여성의 노출을 과감히 시도했고 이것이 당국과 새로운 마찰의 대상으로 클로즈업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영화산업이 가장 활발한 미국의 영화검열제도는 어떤가를 살펴본다.
미국의 영화검열은 영화내용을 일방적으로 규제하자는 것보다는 관객과 영화산업을 함께 보호하자는 정신이 곁들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말하자면 자유로운 소재의 영화창작은 1백% 보장하면서 그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층을 세분해 제약함으로써 연령층에 따른 관람기준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이 관람기준은 대단히 엄격해 극장에서 이 기준을 어기고 청소년을 입장시켰을 경우엔 그 극장은 폐쇄해 버리는 단호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미국영화는 현재 검열에 의해 G, PG(Parent Guided)R(Restricted)X(X-Rated Film)등 4개의 등급으로 나눠진다.
G는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로 폭력·누드·섹스장면이 나오지 않는 영화에 표시된다. PG는 약간의 내용이 어린이에게 적합치 않다는 표시다. 섹스장면은 없으나 누드는 나온다. 따라서 이 등급이 표시되는 영화는 부모가 영화내용을 미리 알아보고 동반해서 보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R는 17세 이하는 반드시 부모와 동행을 해야만 되는 영화다. 언어가 위험하고 폭력·누드와 성행위가 암시적으로 묘사된다. X는 17세 이하는 입장불가의 영화다. 포르노 영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섹스가 노골적이고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다.
이 등급은 미국영화협회(MPAA)등급위원회가 결정한다. 이 위원회의 위원은 모두 7명. 그 명단은 밝혀지지 않으며 모두가 40대 이상.
영화의 등급은 이 검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매겨지며 다만 X등급만은 이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도 업자스스로가 매길 수 있다.
이 등급에 대한 시비는 미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소개된 「브루크·실즈」주연의 『끝없는 사랑』도 처음엔 X등급이었으나 제작자의 항의로 R등급으로 재조정됐었다. 등급에 불만이 있을 때 등급을 바꾸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문제의 장면을 잘라내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등급항소위원회에 제소하는 것. 장면삭제가 어렵거나 문제 된 장면이 가치 있다고 영화사 측이 판단할 때 이 방법을 쓴다. 등급항소위원회는 미국영화협회·전국극장협회·외국영화수입업자 및 배급업자 대표24명으로 구성된다.
이 위원회에서 회원의 3분의2 찬성을 얻으면 등급을 변경시킬 수가 있다.
이렇게 판정된 등급은 미국의 모든 영화(필름)에 반드시 표시하게 되어 있으며 검열위원회 위원장의 사인이 곁들여 진다.<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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