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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재 이집트대사 피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라크에서 최초로 대사급 외교관이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라크 주재 이집트 공관장이 부임 한 달 만에 바그다드에서 납치됐다고 이집트 외교관들이 3일 밝혔다. 카이로와 바그다드의 외교관들은 2일 밤 이하브 알샤리프 대사가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알샤리프 대사가 관저가 위치한 바그다드의 알만수르 지역 내 한 수퍼에서 신문을 사서 나오던 중 두 대의 BMW 차량에 나눠탄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말했다. '알라의 사자(獅子) 여단'이라고 소속을 밝힌 괴한들은 "이집트가 이라크 치안군 훈련을 담당하겠다고 제안한 것에 대한 복수"라고 말했다. 이집트는 그러나 얼마 전 이 같은 제안을 철회한 바 있다.

6월 1일 바그다드 이집트 대사관 공관장으로 부임한 알샤리프는 보름 후 대사로 발령을 받았다. 6월 중순 양국이 외교 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하는 조치에 따라서다. 지난주 이라크의 후시야르 지바리 외무장관은 6월 22일 "이집트가 아랍권 최초로 이라크와 대사급 외교 관계를 재개했다"며 이집트 정부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집트는 다른 아랍 국가와 마찬가지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 이라크 주재 대사를 철수시켰었다. 지난해 4월 미군의 팔루자 대공세 이후 시작된 저항단체의 납치전술로 현재까지 37개국 270여 명의 외국인이 납치돼 이 중 수십 명이 살해됐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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