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금 드신 돼지고기, 이력서 보실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 화로연 이규호 점주(오른쪽)가 고객에게 고기의 생산이력을 인터넷으로 보여주고 있다.

외식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맛과 서비스 이외에 '원 포인트'를 추가해 소비자를 공략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자기 색깔을 확실하게 정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전한 먹거리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식욕을 자극하는 컬러를 앞세우며, 각종 문화 공연을 열기도 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특정 테마를 내세우는 전략은 점포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일반 업종도 색다른 테마를 갖게 되면 경쟁력 확보에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 생산이력제로 안전한 먹거리 제공=세계맥주 전문점 '와바'의 새 브랜드인 황토 참숯 화로구이 전문점 '화로연'은 서울 명동점 등 직영점 2곳에서 돈육의 '생산이력제'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이 먹은 돼지고기가 어느 농장에서 생산됐고, 어디에서 도축됐고, 가공됐는지 등 생산 단계에서부터 가공.유통.소비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알 수 있다.

소비자는 계산대에서 자신이 먹은 고기의 고유번호가 찍힌 쿠폰을 받아 인터넷으로 고기의 생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1인분에 8000원 하는 청정오겹살만 생산이력제를 적용한다. 일반 삼겹살은 생산이력제 대상이 아니다.

화로연 관계자는 "다른 음식점과 달리 청정오겹살은 확실하게 국내산 돈육이라는 것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 웰빙 열풍 타고 '컬러푸드' 인기=컬러를 테마로 내세운 음식점들도 나왔다. 면 요리 전문점 '더시젠'은 색깔과 맛의 조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천연 재료를 밀가루에 혼합해 반죽하기 때문에 다양한 색깔의 면이 나오고,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소비자 입맛을 돋운다. 호박 면은 노란색, 녹차 면은 녹색, 검은콩 면은 검은색, 백년초면은 자주색을 띤다.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연 샐러드와 비빔밥 전문점 '셀빔' 역시 화려한 색깔로 식탁을 압도한다. 셀빔의 주메뉴는 '샐러드 비빔밥'. 접시 아래에 계란 지단으로 싼 밥을 깔고 그 위에 샐러드를 고명처럼 얹어 내놓는다. 식당 이름도 샐러드와 비빔밥을 합쳐 조어를 만들었다.

◆ 문화 마케팅도 활발=바비큐 전문 요리주점 '잉카바베큐'는 지난달 21일 본사 직영점인 분당 야탑점을 시작으로 전국 가맹점에서 '썸머 잉카바베큐 페스티벌'을 열어 잉카문명 민속공연 순회 이벤트를 펼쳤다. 남미 출신의 6인조 밴드가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이색적인 공연을 펼쳤다. 태양과 황금의 나라로 불린 고대 잉카제국을 테마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홍대 롤링홀에서는 '홍초불닭'을 운영하는 홍스푸드가 주최하는 무료콘서트 '이락구락(耳樂口樂) 페스티벌'이 열려 인디 록밴드 12팀의 열띤 공연이 펼쳐졌다.

◆ 고객 따라 달라지는 공간 분할=중국.일본.인도.독일.멕시코.태국.포르투갈 등 7개국 꼬치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세계꼬치요리 전문점인 '화투'의 서울 개농역점은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점에 착안, 고객 성향에 따라 점포 공간을 나눴다. 연인들만을 위한 테마공간은 칸막이로 주변의 시선을 차단했고, 창가를 향한 오픈 바는 혼자 들르는 손님을 위한 자리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