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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서 한국여성 매춘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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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 여성 수백 명을 밀입국시켜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의 매춘업소에 넘긴 한인 밀입국 알선조직이 미국 수사당국에 적발됐다.

미 연방 검찰과 이민세관단속반.국세청.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셰리프국 등으로 조직된 합동수사반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LA 한인타운과 오렌지카운티 인근 안마시술소.침술소.사우나.마사지실 등으로 위장한 성매매업소 28곳을 급습해 한인 70명을 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합동수사반은 샌프란시스코 유흥업소 수십 곳에서도 모두 129명을 연행했다. 수사반은 1일 LA 한인타운 내 한 카페에서 한인 10여 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번 급습은 수년간 수백 명의 한인 여성을 밀입국시켜온 알선책 '정조직'을 겨냥한 것이다. 수사반은 이날 체포한 '정조직'의 두목 격인 정윤중(39)씨와 김호경(36)씨, '전화 데이트' 매춘을 알선한 택시회사 사장 은희권(39)씨 등 관련자 23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 수송, 매춘을 위한 밀입국 알선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씨와 김씨는 한국에서 한인 여성들을 모집한 뒤 멕시코나 캐나다 국경을 통해 밀입국시켰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들은 개인택시를 이용해 LA와 텍사스.콜로라도.매사추세츠.뉴욕.라스베이거스 등에 팔아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일부는 편법으로 여행비자를 발급받아 입국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 등은 한인 여성들을 마사지업소 등 업주들에게 소개해주고 1인당 최대 1만6000여 달러(약 1700만원)의 밀입국 비용을 챙겨왔다. 합동수사반은 현금 30만 달러와 은행계좌 예금 등 모두 100만 달러를 압수하고 돈세탁 여부에 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미 연방검찰의 데보라 양 검사는 "정조직은 매춘과 밀입국, 돈세탁 혐의까지 받고 있는 종합범죄조직으로 미국 어느 곳에서도 이 같은 조직은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합동수사반은 이번 일제단속에 연방 3개, 캘리포니아주 4개 등 7개 수사당국 1000명을 동원했다. 미국 매춘 단속사상 최대 인원이 투입됐다. 수사반은 1년 전부터 밀입국 조직을 적발하기 위해 비밀작전을 펼쳐왔다.

데보라 양 검사는 "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증인이라고 판단되면 계속 체류시키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추방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합동수사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급습 사실을 모르고 업소를 찾으려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신분을 확인하고 차량을 수색했다.

국토안보부의 한 한인수사관은 "국토안보부를 비롯한 연방수사기관은 신문광고 수집과 도청.미행 등을 통해 한인타운 내 매춘조직과 밀입국 조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국지적인 혹은 이번 같은 동시다발적인 단속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LA 등의 대부분 캘리포니아주 한인 유흥업소 업주들은 추가 단속에 대비해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수사팀은 한인타운 내 송금업소 등을 급습, 밀입국 조직의 송금내역 등에 관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미주지사=정구현.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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