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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특급 마운드 뒤에는 투수코치 있다'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후 처음 만난 투수코치는 오스카 아코스타였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경험이 없었던 아코스타는 13년간 마이너리그에서 투수코치를 한 후 2001년 시카고 컵스의 투수코치를 맡았다. 시즌이 끝나고는 박찬호보다 한달 먼저 텍사스에 왔다. 아코스타는 투수들과의 첫 미팅에서 했던 첫 마디가 '15년차 이하는 내 앞에서 입을 다물라'였을 정도로 독재자 스타일의 코치였다. 또한 강력한 패스트볼의 신봉자이기도 했다. 아코스타는 당시 몸이 좋지 않았던 박찬호에게 강속구를 되살려 주겠다며 투구폼에 수차례 수정을 가했고 이는 역효과로 이어졌다. 또한 제이미 모이어(시애틀)형의 왼손투수 덕 데이비스(현 밀워키)에게 '넌 투수도 아니다'라고 말해 데이비스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 데이비스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아코스타의 장담과는 달리 밀워키에서 든든한 2선발 노릇을 하고 있다. 아코스타 아래 텍사스 마운드는 제구가 안되는 파이어볼러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제리 내론 감독과도 돌아선 아코스타는 결국 2002년 6월 지금의 오렐 허샤이저 투수코치로 교체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단장과 감독의 호흡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감독과 투수코치 사이의 팀워크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4년 연속 지구우승의 스타트를 끊은 1991년은 존 슈홀츠 단장과 바비 콕스 감독이 뭉친 풀타임 첫 시즌이기도 했지만, 콕스가 마이너리그 코치였던 리오 마조니를 투수코치에 앉힌 첫 해이기도 했다. 서로 '염화미소'의 사이가 된 콕스와 마조니는 이후 2002년까지 12년 연속 리그 팀방어율 1위의 대업을 이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과 데이브 던컨 투수코치는 20년간 함께 하고 있다. 라루사는 1986년 7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감독에 부임하면서 던컨과 뭉쳤고, 96년 세인트루이스로 자리를 옮길 때에도 가장 먼저 던컨을 데려왔다. 포수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갖고있는 던컨은 현재 마조니와 함께 투수코치의 양대산맥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신흥 명문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LA 에인절스에도 유명하진 않지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투수코치가 있다. 2000년 마이크 소시아 감독과 함께 동시에 부임한 버드 블랙 코치는 불펜을 지난 3년간의 합산 방어율에서 리그 1위로 끌어올렸으며, 2000년 12위에 그쳤던 선발진 방어율(5.54)을 올시즌 리그 1위(3.58)에 올려놓았다. 물론 그 사이 마운드의 구성 자체가 좋아지기도 했지만, 빌 스톤맨 단장과 소시아 감독은 이를 모두 블랙의 공으로 돌리고 있다. 좋은 투수코치를 만나는 것도 구단의 복이자 선수의 복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팀방어율 순위(29일 현재) 에인절스 : 전체 1위(3.44) 선발 3위(3.58) 불펜 2위(2.99) 카디널스 : 전체 3위(3.55) 선발 5위(3.77) 불펜 4위(3.07) 애틀랜타 : 전체 6위(3.79) 선발 1위(3.42) 불펜 20위(4.71)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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