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데기 만드는 유닉스전자, 절삭공구 수출하는 YG-1 한국 히든 챔피언 업체 23곳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유닉스전자. 젊은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름이다. 머리카락에 웨이브를 주거나 펼 때 쓰는 ‘고데기’(전기 머리인두)와 헤어드라이어를 주력으로 삼는 업체다. 1978년 국내 최초로 헤어드라이어를 생산한 미용기기 전문 기업으로, 국내 헤어드라이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연 400만개의 헤어드라이어를 북미 시장에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헤어디자이너 7만5000명이 선정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헤어드라이어’ 상을 2회 받았다. 이상민 G마켓 대리는 “헤어드라이어나 고데기 판매량에서는 독보적인 업체”라고 말했다.

 히든 챔피언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의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중견·중소기업을 뜻한다. 헤르만 지몬 박사의 기준으로는 세계 시장 톱3(또는 대륙 1위), 매출액 50억 유로(약 6조6648억원) 이하, 낮은 인지도 등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지몬 박사가 꼽은 한국의 히든챔피언 기업은 총 23개 업체가 선정됐다. 유닉스전자를 비롯, 절삭공구업체 YG-1, 자동차 부품업체 캐프, 금형업체 유도실업, 자동차 부품업체 SJM 등이 속했다.

 인천에 있는 절삭공구 제조업체 YG-1 역시 히든챔피언에 속했다. 엔드밀(공작기계에 부착, 회전하면서 금속을 매끈하게 다듬고 깎는 공구) 등 세계 기계부품 절삭공구 시장에서 점유율 14%로 ‘톱’을 달리고 있는 이 업체는 전체 매출액(2806억원)의 70% 이상(2109억원)이 수출에서 나온다. 이 기업은 지난 2012년 9월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세기 3대를 빌려 해외 바이어 350명을 초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북 상주에 본사가 있는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프는 1995년 창립한 자동차용 와이퍼 제작회사다. 20년간 와이퍼 외길로, 세계 1위로 꼽히는 회사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히든 챔피언은 창조경제 시대의 신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자금과 기술력 부족, 인재난 등 ‘3중고’에 중소기업이 히든챔피언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게다가 27일 국정감사에는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전업체 모뉴엘이 2012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히든챔피언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모뉴엘은 수출입은행에서 2472억원의 금융지원을 받았으나, 대출 290억원 등 총 716억원을 갚지 않은 상태다.

이현택 기자

◆헤르만 지몬=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히든 챔피언’의 저자로, 전략·마케팅·가격결정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독일 빌레펠트·마인츠대, 미국 하버드·스탠퍼드·MIT 등의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했으며, 25개 언어로 번역된 30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다. 1995년 자신의 이름을 딴 지몬-쿠허&파트너스를 설립해 글로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