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내·박성화 대표팀 사의|주위의 만류로 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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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축구국가대표 화랑의 대들보인 조광내(대우)와 박성화(할렐루야)가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으나 주위의 강력한 만류와 설득으로 하루만에 번의, 「국가를 위한 봉사」를 계속하게 되었다.
25일밤 김정남·김호곤 화랑코칭스태프는 이들을 만나 사퇴의사를 철회토록 간곡히 종용,간신히 마음을 돌리게 했다.
두 선수가 은퇴하려 했던 것은 오랜 사생활의 희생을 더 이상 감수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
조광내의 경우 작년3월 결혼하자마자 그 이튿날부터 화랑합숙에 가담했고 사흘째 한·일정기전 출전을 위해 일본원정을 떠난 것을 비롯, 지금까지 l년동안 가정생활을 한 것이 고작 2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2개월동안에도 자택에서 잠을 잔 것이 단 이틀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조의 부인은 신혼생활을 거의 혼자서 텅빈 아파트를 지키는 신세로 일관, 최근 임신4개월의 몸으로 극도의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다.
결혼3년째인 박성화의 경우도 이와 비슷함은 물론이다. 많은 체육인들은 이들의 경우를 교훈으로 삼아 지금부터라도 태표선수들을 1년내내 태능선수촌에 감금하다시피하는 고루한 훈련방법을 시정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선수는 개인사정외에 대한축구협회의 비전없는 대표팀운영방식에 환멸을 느긴 것도 사퇴동기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관계자들에게 자극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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