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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딸부자<대구 계명대경영대학장 김용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착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공부 잘 하자.』
딸만 11U명을 둔 딸 부잣집 김용기 박사 (67·대구 계명대경영대학장)댁 가훈이다.
가훈 따라 김박사댁 딸들은 모두 착하고 건강하며 공부 잘한다.

<맏딸36살, 막내가11살>
45년에 결혼한 김용기 박사·이수자씨(57)부부는 결혼 이듬해 맏딸 정학씨(36·재미)를 낳은 이후 1년,2년,3년,4년씩의 터울로 모두11명의 딸을 얻었다.
『사람들은 우리들이 아들 하나 얻어 보려고 딸을 11명씩이나 낳았다고 합니다. 물론 아들 하나쯤 있어도 나쁠 것 없겠지만 카톨릭신자인 우리로서는 특별히 아들을 기다려 본적도 없고 산아 제한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김 박사부부는 아들이면 아들, 딸이면 딸, 하느님이 주시는대로 생명을 받아 열심히 키워왔을 뿐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아들 기다리느라 딸을 많이 낳았다는 소리가 무척 불쾌하게 들린다.
현재 맏딸 정학씨와 2녀 정혜(35) 3녀 정수(33) 4녀 정목(30) 5녀 정헌(27) 6녀 정경(26) 씨까지 결혼하고 나머지 다섯명의 딸이 김 박사부부와 함께 살고있다.
딸이 많지만 부모 속썩인 적이 없고 모두 스스로 일 잘하고 공부 잘해 부모로서는 큰 고생이 없었다는 이씨의 말.
1녀,2녀,3녀,5녀,7녀,8녀가 모두 영남대 장학생으로 대학원까지 마쳤고 4녀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전공, 6녀는 대구 효성대에서 바이올린전공, 7녀는 영남대에서 첼로를 전공하여 자매 3중주단의 연주가 김 박사부부에게는 큰 즐거움을 준다. 또 전교에서 l등만하는 11녀 희정양(11·국6),「팔방미인」으로 통하는 10녀 경은양(15·고2)은 마지막 보배들이라고 자랑삼는다.

<월급봉투 6개 된적도>
일제 때 일본에서 고등여학교를 졸업한 이씨지만 결혼 이후 친구들끼리 흔한 계모임 한번 참석할 수 없었다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열심히 딸들을 키워왔노라고 이씨는 회고한다.『좋은가정 만들려면 집안의 여자가 좋아야하고 또 좋은 여자가 되어야 좋은 배필을 만날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늘 가르쳐왔어요. 그 덕분인지 우린 모두 휼륭한 사위들을 얻었어요.』
6명의 사위 가운데 의사가2명, 사업가가 2명, 은행원 한 명, 교수가 한 명으로 모두 장모보다는 장인을 끔찍이 섬긴다는 이씨의 말.
그동안 김박사 한 사람의 월급으로 딸들 교육시키느라 늘 가계가 빠듯했으나 맏딸이 10여년전 직장을 가지면서 가계적자도 풀리기 시작했다. 맏딸에 이어 둘째 세째 네째 다섯째까지 줄줄이 교단에 섰고 월급봉투는 한 달에 6개씩이나 이씨에게 전해진 적도 있었다.
딸들의 월급으로 결혼자금은 쉽게 마련할 수 있었다.
6명의 딸이 모두 중매결혼. 자녀 낳는 것은 어머니 닯는다는 속설때문에 혼담이 있을때마다 딸 많은 것이 흉으로 거론돼 김 박사부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곤 했다. 그러나 1녀,2녀,4녀 모두 결혼 후 첫 아들을 낳아 속설의 기우를 씻어주었다.
아직 대학을 안 간 마지막 두 딸을 제하고 모두 대학의 전공도 개성 따라 다양하다. 피아노·바이얼린·첼로등 음악전공이 3명, 동양화 한 명, 가정학3명, 물리학·생물학이 각 한 명씩이다.
김 박사부부는 끝의 10녀,11녀가 의사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장한 어머니상 받기도>
제왕절개로 얻은 마지막 두 딸을 만약 낳지 않았더라면 어쩌나 할 정도로 지금은 소중한 존재가 되고 있다고.
10년전 이씨는 11녀를 가진 채 대구시에서 어린이날에 주는 장한 어머니 상을 받기도 했다. 10명의 딸을 낳아 잘 키우고 교육을 잘 시켰다는 것이 수상사유.
딸들 교육에 일체 체벌을 가하지 않았다는 김 박사부부는 가족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한 달에 한번씩 파티를 열어 왔다.
80년에는 큰딸의 초청으로 김 박사부부는 미국여행을 했다. 부인 이씨로서는 결혼이후 처음한 나들이었다.
어머니는 딸들의 생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지만 아버지는 큰딸이외의 자녀 생일을 모른다. 가끔 딸들의 이름을 바꾸어 부르는 경우도 있다.
모두 결혼한 이후 사위자식까지 합하면 자녀가 22명이 된다는 딸 부잣집 김 박사댁은 아직 미혼인 7녀 정돈(25) 8녀 정금(23) 9녀 정효(20) 10녀 경은 11녀 희정양등 5명의 딸이 남아 집안의 화기를 돋워주고 있다.
10명 이상의 자녀를 가진 가정은 전국에서 1백가구 정도 헤아린다. 서울에서도 K그룹 Y회장댁은 딸11명에 아들 3명으로 알려져 있다. <김등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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