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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조기 교육 일선국민학교의 실정을 보면…|일부 국·사립교빼곤 엄두도 못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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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해야한다』.『해서는 안된다』로 논란의 대상이었던 국민학교 영어조기 교육이 이번 새학기부터 『해도 좋다』로 결론지어졌지만 대부분의 공립국교는 고민이 많다. 국립과 사립국교가 대부분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공립학교는 학생수는 많은 반면 담당교사도, 교재도, 시청각교실도 모자라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새학기가 시작된지도 벌써 보름. 영어조기교육은 과연 어떻게 되고 있는가. 그 현황과 문제점등을 살펴본다.

<실태>
3백18개 서울시내 국민학교 가운데 82년3월 현재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는곳은 38개 사립학교와 국립인 서울사대부국 뿐. 나머지 2백79개 공립학교에서는 특별활동반 편성, 교재선택, 교사확보, 시청각 자료구입등 준비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69년부터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회화교육을 실시해온 경기국민학교(사립·교장 강희준)의 경우 금년 신학기에는 3학년까지 확대, 1주일내내 하루 20분씩 정규수업과 마찬가지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학교의 4∼6학년은 한국 브리태니커회사에서 펴낸 어린이백과와 이에따른 테이프를 활용, 학년에 따라 차차 수준을 높이고 3학년은 일본 소학관에서 만든 VTR자료를 복사해 사용하고 있다.
영어학습을 실시하는 학급마다 녹음기를 비치했고 3학년은 4개반 2백40명을 시청각실에 동시수용, 24∼27인치 대형 VTR를 통해 가르친다.
영어전공교사가 따로 있으나 수업을 전담하지는 않고 각 반을 학급담임이 맡아 어린이들이 녹음기나 VTR를 보고 들으며 배울 수 있도록 수업관리 역할만하는 정도.
듣고 말하기가 수업내용의 80%을 차지하도록 교과과정이 짜여져 있고 쓰고 읽기. 단어의스펠링의기둥에는 거의 비중을두지 않는다.
경기국민학교에서는 올해 교실마다 VTR시설을 갖춰 본격적인 시청각교육을 실시할 계획.
서울사대부국(국립)운 6학년의 경우 1주일에 1시간씩 정규수업으로. 영어교육을 실시, 영어전공교사1명이 3학급 1백80명을 모두 맡고 있다. 이밖에 전학년을 대상으로 아침마다 수업시작전에 10분간씩 스피커를 통해 생활회화를 위주로한 방송교육도 병행하고 4∼6학년에게는 프린트교재도 나눠준다.
교재는 학교자체에서 제작한「어린이 생활영어」경기국민학교(사립)는 4, 6학년에 주3회 하루20분씩 VTR교육용하고 별도로 주l회는 영국인 강사를 초빙. 40분간의 외국인 회화시간까지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명지·상명·계성·리라등 대부분의 사립학교에서도 빠른경우 5,6년전부터 또는 지난해 2학기부터 상급학년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재는 미국·영국·일본등의 어린이교육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학교자체에서 만든 것등을 사용하고 있다.

<학습교재>
현재 각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거나 시중에 나와있는 어린이 영어학습교재는 줄잡아30여종. 모두가 사설기관등에서 만들어낸 것들이다.,
이 가운데 국민학교에서 많이 쓰고 있는 것은 브리태니커사의「빠른영어」와 일본 소학관에서 나온「어린이 영어」등으로 모두 녹음테이프나 VTR를 책으로 원교재와 함께 쓸 수 있도록 된것.
이밖에 라보(Labo) 세서미스트리트, AFKN교재, BBC영어, 베스트 워드북 (어린이 영어기초책), 외국인학교 교과서 팬더영어 첫 걸음, 척척영어, 쏙쏙영어,「노래와 함께 영어를」 (한국언어문화원) , CBS방송의 「어린이 영어시간」등등 이름과 내용이 천차만별.
문교부는 이같은 어린이 영어학습교재의 난립으로 일선학교에서의 교재선택에 대한 .어려움을 덜어주기위해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의뢰, 오는 20일께 테이프로된 교재와 함께 교사지침서를 만들어 각 교위에 배포할 예정이다.
교육개발원 교육과정연구부 외국어교육연구실의 이희숙실장팀이 제작중에 있는 이 교재는 국민학교 5, 6학년 수준에 맞춘 것으로 15분짜리 16개씩 모두32단원으로 짜여져있다.
교재내용은 일상생활을 의주로해 인사·가족관계·직업·학교생활·하루일과·식사·스포츠·동물등을 담았고, 끝 부분에 성탄·새해등 문화절기·알파벳쓰기와 읽기등을 덧붙였다.
이실장은『배트맨·타이거·라디오등 어린이등에게 친근한 외래어나 준외래어를 많이 사용했고 전체적으로는 약 2백30개 단어를 포함시켜 학습을 마치면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회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꾸몄다』고 말했다.

<교육연수>
영어교육에서는 교재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교육을 맡는 교사의 능력문제. 그러나 국민학교 교사중에는 정규 영문학과 출신의 교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교위는 이 때문에 모두1천2백80명의 국민학교 교사들에게 영어연수교육을 안내에 실시할 계획이다.
시교위는 지난2윌 교육연구원에서 이미 2차례에 걸쳐 3백20명을 대상으로 연수교육을 실시했었다.
강사진은 각 대학교수 5명, 국민학교교장 1명, 문교부장학실 1명, 교육개발원어학실 1명으로 구성했었다.
그러나 연수기간이 고작5일간이어서 실력향상보다는 지도방법등에 중점을 두어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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