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기 KT배 왕위전' 옥득진, 대마 총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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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39기 KT배 왕위전
[제9보 (109~126)]
黑. 원성진 6단 白. 옥득진 2단

계가로 갈 것인가. 한바탕 일을 저지를 것인가. 원성진 6단의 마음은 두 갈래로 갈려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집은 흑이 덤 정도 모자라지만 형태는 백이 엷다. 문제는 엷기는 한데 뚜렷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A쪽도 뭔가 있을 듯싶은데 막상 별 수가 없다. 하지만 엷음은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그러니 좀 더 참으며 계가를 맞춰 가야 하는 것인가.

109. 이곳 중앙도 백이 엷은 곳이다. 검토실에서도 맛은 참 나쁘다고 한다. 그래도 옥득진 2단은 112로 꽉 잇고 한번 수를 내보라며 힘껏 버틴다. '참고도' 흑1로 이으면 백도 2로 두 점을 차단할 것이다. 그때 3으로 둔다면 대변화가 이뤄진다.

쑥대밭이 된 중앙의 크기와 우변 백2의 크기. 급박한 초읽기 속에서 이걸 저울질하던 원성진은 마지못해 113으로 후퇴한다. 옥득진은 속으로 후유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 참고도

'참고도'가 백이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유리한 백으로서는 일단 변화가 두려운 것이다.

117쪽도 백이 엷다. 으레 백이 당하게 되어 있는 곳이고 아주 큰 곳이다. 그러나 정수로는 그전에 중앙의 단점을 보강해 둬야 했다. 122 자리만 선수해도 대마는 안전하다. 그러나 원성진은 악수라서 안 두고 버틴 것이다. 유리하니까 그렇게까지 사납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옥득진은 118부터 망설임 없이 대마를 차단해 왔다. 수를 확신한 듯 124까지 일직선으로 대마를 공격했다. 신출내기치고는 참 매서운 승부호흡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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