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오가 "험악한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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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쌀스캔들로 4차례나 지연된 끝에 13일 하오 늦게야 겨우 열린 국회본희의는 국정조사특위 반대토론에 나선 민정당의 이치호의원의 발언으로 다시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빚었다.
이의원은 『미·일 무역역조때 일본은 사회당·민사당은 물론 공산당까지 똘똘 뭉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민한당의석을 향해 『정부도 정신차려야겠지만 국회의원도 정신차려야 한다』 고 고함.
그러자 민한당석에서 『때려치워라』는 맞고함이 나왔고 임종기민한당총무가 발언대쪽으로 나가 『집어치우고 내려오라』고 항의. 고함속에 연설을 끝낸 이의원이 내려오면서 민한당석을 향해 『야, 조심해』하고 소리치자 민한당의원들이『뭘 조심해』하는 등 고함과 욕설로 회의장은 수라장. 민한당의석에서는 『때려치워라』『징계동의를 내자』는 소리가 나왔고 임총무는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그러나 정내혁의장이 『찬반토론이 끝났다. 표결에 들어가겠다』며 표결을 강행하려하자 임총무는 『왜 의사진행발언을 안주느냐』고 항의했고 의석에서는 『날치기 아니냐』『퇴장하자』고 아우성.
임총무는 『의장과 절층중이니 절대 흥분치 말고 기다려달라』고 진정시키고 다시 정의장과 상의했는데 정의장은 『표결을 선포한 의장의 권위도 지켜줘야지 않느냐』며 정회를 선포.
3당 원내총무는 의장실에서 두차례회담을 열었는데 임민한총무가 이의원의 사과와 문제발언의 속기록 삭제를 요구했으나 이종찬민정총무는 경과위소위를 백지화한 민정당방침이 「뒤죽박죽」이라고 한 박관용의원(민한)의 취소발언을 요구해 1시간20여분이나 실랑이.
결국 표결을 한 후에 민한당에 의사진행발언을 허용했는데 오상현의원(민한)은 『국회의원더러정신차리라고 했는데 정신 못차린 의원이 있느냐』고 지적하고는 『야당의석에는 30년간 갖은 고초를 겪어온 야당원로들도 앉아 있는데 손가락질하며 조심하라고 할 수 있느냐』며 『근본적으로 인격과 교양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고 반박.
정의장은 문제된 발언들을 모두 삭제하면서 오의원의 마지막발언도 삭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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