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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사장 로커씨 회견|"우리는 골리앗 물리친 다윗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진중담판인가. 코널사와 펌사(PIRM)의 대표가 서울 한복판에서 대좌했다. 한국으로 쌀도입 스캔들의 소용돌이로 몰아붙인 원고와 피고다.
12일 상오8시. 롯데호텔 1층식당 코널사의 「푸셀」대리인과 펌사의 「커티스·M·로커」사장은 테이블에 마주앉아 빵과 코피를 들면서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20분후에 두사람은 자리를 뗬다. 조달청의 37만t 쌀구매 견적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다.
한국 고급관리에 대한 6백만달러 뇌물수수설이 모략이다, 아니다하고 공방전을 하던 당사자들이 어찌해서 대면하게 됐느냐고 「로커」사장에게 물었다.
『우연히 만났지요. 내가 아침을 들고 있는데 그 사람이 합석해도 되느냐고 묻더군요.』
『그래 코널사 사람을 야단쳤읍니까?』하고 묻자 그는 『낫싱(아무것도)』하면서 씽긋 웃는다.
『여자이야기, 날씨이야기 그것뿐이었습니다.』
- 코널사를 어떻게 보고 있읍니까?
『한국과 펌사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공작을 해왔지요. 캘리포니아 쌀생산자협회의 제소도 코널이 부추겨서 한것에 틀림없습니다. 그들이 독점해왔던 한국시장 침투에 우리가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 도대체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펌사가 쟁쟁한 코널사를 어떻게 누르고 우리시장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까? 특혜라도?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캘리포니아의 다른 곡물회사와 똑같이 조달청에 쌀을 팔수 있겠느냐고 요청했을뿐입니다. 그리고 조달청으로부터 똑같은 대접을 받았습니다. 작년에 20만t 쌀판매계약도 우리 오퍼가격이 t당 4백49달러90센트로 가장 쌌기 때문에 맺어진 것입니다.』
그가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이 65년이었다고 했다. 시장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72년부터는 해마다 서너차례씩 서울을 들렀다고 말했다. 언젠가 방한시에 고위층을 만난적이 있느냐고 했더 그는 「단연코」없다고 했다.
『아직 부총리도 예방한 적이 없습니다. 김주호조달청장은 약6개월 전에 계약된 쌀선적때문에 만난 적이 있읍니다.』
『작년 2월부터 6월까지는 10만7천t을 선적완료했으며 그후 한국측이 배를 보내지 않아 9월에야 4만t을 다시 보냈습니다. 그때 국제가격이 당초가격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그 차액이 어디로 갔지 않았나하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우리는 계약대로 했을뿐입니다.』
- 한국국희에서 펌사의 한국진출과 관련, 의혹이 있지않느냐는 대정부공세가 시작되고 있는데?
『우리나 무고한 사람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손상되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코널사가 무엇때문에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지 한국국회의원들도 진실을 알아주기 바랍니다.』
「레이건」대통령 취임이후 무명의 펌사도 상당한 로비활동을 해왔다는 소문에 대해 그는 간단히 『노』라고 답변했다.
어떻게 코널에 대항할 것이냐고 묻자 「로커」사장은 합법적으로 투쟁하겠다고 했다.
『그것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고 억양을 높였다.
『누가 다윗인가….』
『우리 펌사가 다윗이다.』
펌사는 1954년에 설립된 미국중급규모의 곡물회사로 5개 해외지점을 갖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더 이상의 소개요청에 노코멘트. 폄사는 인천에 있는 대한사일로에 투자해온 업체이기도하다.
인터뷰중에 그는 갑자기 박동선씨 이야기를 꺼냈다.
『코널사는 박씨를 통해 미국과 한국을 정치적으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히도록 해 그 쌀시장을 독차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6년전에 코널사의 대리인인 박씨를 미국에서 만난적이 있다면서 지금 그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최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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