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사에 3∼6년 연임맡겨 |국민교·중학 실험실시후 연차로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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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입학해서 졸업할때까지 될수록 학급담임을 바꾸지않는 「고정담임제」가 내년부터 서울시내 각급학교에 도입된다. 서울시교육위원회는 11일 새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반을 개편하고 학급담임을 바꾸던 제도를 고쳐 3∼6년간 담임을 바꾸지않고 학년만 올라가도록 하는 고정담임제를 도입, 83학년도부터 일부학교에서 실험운영을 거친뒤 초·중·고교에 연차적으로 확대실시 하기로 했다.
이는 현행 1년단위 담임제로서는 ▲과대학교의 과밀학급상황에서 교사―학생간의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관계형성이 어렵고 ▲교사가 학생의 적성과 생활환경을 충분히 파악하기도 어려워 진로지도 및 생활지도·학습지도에 적잖은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담임제가 도입되면 국민학교는 1∼3학년과 4∼6학년으로 저학년담임과 고학년담임을 나눠 3년계속 맡도록 하거나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계속하고 중학교는 계속3년, 그리고 고교는 문과반·이과반·직업반으로 나눠지는 2학년때 담임을 바꿔 3학년까지 2년간 계속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담임교사는 학생의 지적능력은 물론, 적성·품성등을 완전히 파악하게되고, 이에따라 개인차에 맞는 학습지도와 진로지도·생활지도가 가능해지게 된다. 현재 중·고교는 물론, 전교과를 맡고있는 국민학교에서조차 한 학급에 70여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어 1년동안 대부분의 교사가 학생들의 능력이나 품행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해 점수로 나타난 성적의에 개인지도를 위한 자료를 대부분 갖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위당국자는 『사회의 비교육적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이와는 반대로 가정의 교육기능이 계속 약화되고 있어 담임교사의 역할은 그만큼 무거워졌지만 현재와 같은 여건에서 1년동안 자기반 학생을 완전히 파악하고 지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담임과 학생의 접촉기회를 최대한 늘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최근 사회의 물의를 빚고 있는 중·고생의 폭력문제도 담임의 무력화가 큰 원인중의 하나』라고 풀이하고 『담임-학생관계가 밀접해지면 이같은 문제도 크게 완화될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고정담임제는 서독등 조기진로지도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선진외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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