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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만으론 안된다 … 콘텐트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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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선보인 광고용 뮤직비디오 "애니모션"의 한장면. 이야기와 음악, 춤이 결합돼 젊은이들로 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KT,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이 콘텐트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와 인터넷TV 등 새로운 매체가 속속 등장해 콘텐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직접 콘텐트 업체를 인수하거나 콘텐트 업체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기업들은 중소 연예 업체가 만든 음악.영상물 등을 납품 받았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게임 제작업체인 캡콤사가 플레이스테이션2용으로 제작해 인기를 모았던 게임 '바이오하자드'를 삼성 게임폰 전용 콘텐트로 제공키로 했다. 게임폰에 적합한 콘텐트를 적극적으로 찾은 결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기와 강력한 콘텐트가 결합되면, 제품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게임업체에서 공급하는 콘텐트를 그대로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애니콜 사용자를 위한 웹사이트 '애니콜랜드'의 콘텐트를 보강했다. 회원 40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애니콜랜드는 애니콜 고객에게 음악과 동영상.게임 콘텐트를 판매하고 있다. 애니콜랜드를 방문하는 고객은 하루 평균 18만명으로 웬만한 콘텐트 판매 사이트를 능가한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선보인 광고용 뮤직비디오 '애니모션'은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동영상 콘텐트로 인기를 모았다. 제품을 선전하는 광고의 차원을 뛰어 넘는 이야기와 음악, 춤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애니모션은 3~4월 두 달동안 160만건의 다운로드 실적을 올렸다. LG전자는 '클럽 싸이언'을 통해 고객들에게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클럽 싸이언의 회원 수는 100만명. LG전자도 삼성전자처럼 차별화된 콘텐트와 제품을 결합해 휴대전화기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올들어 SK텔레콤이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IHQ와 YBM서울의 지분을 인수한 데 맞서 경쟁업체인 KT와 KTF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KT와 KTF는 싸이더스픽쳐스와 비트윈, MK버팔로 등 영화 관련 콘텐트 업체와 지분 인수 또는 지분 참여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F는 지난 16일 국내 2위의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가 결성한 300억원 규모의 영화 펀드에 8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콘텐트 확보에 나서자, 코스닥 시장에 등록돼 있는 콘텐트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변신한 팬텀의 주가는 올들어 지난 21일 현재까지 2351% 올랐다. 이는 올들어 코스닥 시장 최고의 상승률이다. 에스엠(900%)과 포이보스(688%), 바른손(510%)도 급등했다.

KTB네트워크 김성호 콘텐트투자팀장은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콘텐트가 없으면 힘을 못쓰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희성 기자

*** 주요 대기업의 콘텐트 확보 전략

▶ 삼성전자:애니콜 전용 콘텐트 확보, 웹사이트 '애니콜랜드'통해 콘텐트 판매 대행, 광고용 뮤직비디오 제작

▶ LG전자:웹사이트 '클럽싸이언'통해 회원에게 콘텐트 공급

▶ KT:싸이더스픽쳐스.비트윈.MK버팔로 등 엔터테인먼트사의 지분 인수 또는 참여 계획, 자회사 KTF는 영화 펀드에 80억원 투자

▶ SK텔레콤:750억원 규모 엔터테인먼트 펀드 설립 추진중, IHQ 지분 참여, YBM서울 지분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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