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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의 비교우위 떨어져|보호주의는 일시적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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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2∼84년은「아주 약한 회복기」였다고 역사에 기록될 듯하다. 78년말 이후의 Growth Recession(잠재성장능력이하의 연약한 성장)은 곧 끝나지 않고 앞으로 5년쯤 갈 것이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이사회)은 긴축으로 80년대 중반에는 인플레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고금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수 변동요인을 감안하지 않은 올해의 인플레율은 8∼9%로 예측되고 있다. 물가는 안정되고 있는 것이다.
78년말 이후의 미약한 성장과 이에 따르는 수급완화가 가져온 것이다. 반면 실업율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주택산업은 실질금리가 내려가면 다소 회복하지만 자동차산업의 불황은 그렇지가 못하다.근본적으로 경쟁력면에서 일본이나 서독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래퍼」 교수가 예상하고 있는 공급경제학의 기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세법개정만으로 미국의 산업이 강해질 수는 없다.
「레이건」행정부의 제l목표는 철학적이고 이념적인 것이다. 즉 정부 부문의 비중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자본형성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세율을 인하하며 세출을 삭감하고 있다.
세법개정에 따라 자본형성은 조금씩 늘어나는 방향으로 옮겨질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의 관심사인 품질관리는 미국과 같은 풍족한 나라에서는 썩 잘되지 않을 것이다.
「레이건」은 과학과 연구개발에 너무 돈을 쓰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이 미국에서 배울만한 기술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미국산업의 비교우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달러시세의 조절에 의한 제조업 보호는 수긍할만 하지만 정치의 개입은 옳지 못하다. 수입할당제 같은 것은 근로자전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제조업을 보호하며 일정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노동당 경제전문가들이 믿고있다. 나는 미국의 생활수준이 외국과의 경쟁으로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냥 놔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보호무역주의적인 조치가 일본에 타격을 주면 그만큼 미국산업은 일시적인 도움을 받지만 미국 국민 전체의 생활수준은 보호정책을 쓰지 않는 경우보다 더 내려갈 것이다.
섬유부문에서 일본은 이미 한국의 싼 제품에 대항할 수 없게 되었다.
미래의 산업은 무엇이 될까. 이것은 알 길이 없다. 기술혁신의 세계에서는 새로운 개발이 어떤 부문에서 이루어질 것인지 예측될 수 없다.
각국은 미국이 언제나 기술개발의 선두주자가 되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경제역사를 보더라도 이러한 상태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이제 태평양권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은 전체 GNP로는 세계 제1이지만 앞으로 30년이내에는 일본을 포함해 5, 6개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 결코 놀랄 것이 못된다.
그러나 미국에는 벨기에나 스칸디나비아제국과는 달리 안정된 중간계층이 있다. 골치아 픈 것은 인종문제다. 각종의 인종이 완전히 동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긴장을 초래하기 쉽다.
미국경제의 잠재력은 평균적으로 보아 내려간다. 이유는 천연자원 부족에 있다.
석유정세도 낙관은 금물이다. 석유탐사에 열중한 결과 많은 기름이 발견될 것이다. 그러나 OPEC의 카르텔을 깨뜨릴 수 있을 경도로 많이 발견할 수 있을지 어떨지 알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외에는 모두 돈이 필요해서 원유증산을 하고 있다. 값이 떨어져도 그대로 내다 팔고있다.
그러나 앞으로 3, 4년 사이에 중동전쟁이나 혁명등으로 생산이 중단돼 실질로 또 석유가격이 올라갈지 모른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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