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빼앗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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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개학직후인 지난달 10일 서울사당동 K고1학년교실. 2학년 상급생4∼5명이 점심시간에 1학년인 김모군(16)을 복도로 불러내 『돈을 꿔달라』고 강요했다.
김군이 『가진게 없다』고 하자 이들은 『뒤져서 돈이 나오면 넌 죽는다』고 을렀다. 지난해에도 몇번씩 곤욕을 치렀던 김군은 마지못해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신학기 학용품값 5천원을 꺼내주었다.
집에 돌아와 부모에게 『학교다니기가 싫다』며 이 사실을 털어놓았으나 학교에 알리면 또 다른 피해가 돌아올 것이 뻔해 포기했다.
김군은 부모의 권유로 요즘 종로에 있는 18기도장에 호신술을 익히러 다닌다고 했다.
서울반포동 B중3년 이모군(15)은 『학급마다 불량학생이 1∼2명씩 있어 칼·자전거체인등 흉기를 가방속에 숨겨다니며 동급생들의 돈을 빼앗기 일쑤』라면서 『때로는 여학생과 미팅이 있다. 시계를 하루만 빌려달라』면서 갖고 가 돌려주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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