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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건강 시리즈 장수합시다(13)|목욕과 건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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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석환 박사(74·중앙병원원장)의 하루는 목욕으로 시작된다.
오전 6시30분 집을 나서 부근 S탕에서 30분간 냉·온탕을 한다. 41∼42도의 더운물에서 5∼10분, 12∼13도의 찬물에서 3∼4분 있은 후 이를 다시 한번 반복한다.
김박사 가 냉 온탕을 시작한 것은 30여 년 전. 당시 혈압이 다소 높아져 걱정하고 있을 때 주위사람으로부터 목욕이 고혈압치료에 좋다는 말을 듣고 부터다.

<교감신경을 자극>
김박사는『3O여 년간 매일 계속하다보니 혈압도 안정되고, 특별한 건강관리 없이도 잔병치레는 전혀 없었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된 것이 아니겠느냐』며 목욕의 장점을 강조한다.
목욕은 피부에 쌓인 때를 벗겨 몸을 청결히 한다는 본래 목적 외에도 인간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광범위하다.
사람이 물 속에 들어가면 온도·압력 또는 부력등 물리적 자극이 인체에 가해져 혈액순환,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신경자극 등 체내의 생리작용에 갖가지 영향을 미친다.
이 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이 수온. 목욕은 수온에 따라 고온 욕(40∼45도) , 미온 욕 (34∼38도), 냉 욕 (15∼20도)의 3가지로 나뉜다.
성인병 예방협회 노영민 박사(내과)는『고온 욕과 냉 욕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이나 혈당을 높이며 백혈구 수를 증가시키는 등 자극·흥분효과가 있다』며 이에 비해 『미온 욕 은 부교감신경을 자극, 진정작용을 나타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몸이 따뜻한 물 속에 들어가게 되면 피부의 긴장이 풀리고 혈관이 확장돼 신진대사가 활발히 일어난다. 한편 찬물에 들어가면 피부는 긴장되고 혈관이 수축된다. 따라서 따뜻한 물과 찬물에 교대로 들어가는 냉 온탕을 할 경우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되풀이되어 체내의 대사작용은 더욱 활발해 진다.

<피부단련 효과도>
한양대의대 최대용 박사(정형외과)는『냉 온탕의 경우 심장기능이 강화되고 근육의 장력이 증가되며 피부의 단련효과가 있다』면서『이 때 먼저 4O도내의의 온수에 4∼6분 정도 들어갔다 나와 다시 15도내의의 찬물에 l∼2분간 들어가며, 이를 2회 반복한 후 마지막은 따뜻한 물로 몸을 덥혀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다. 고혈압·관상동맥질환 등 순환계 장애가 있거나 심신이 극히 쇠약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냉 온탕은 물론, 절도이상의 고온욕도 절대금물이라고 노박사, 최박사 모두가 강조한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심장기능이 약한 사람의 경우에는 온도의 급격한 변화가 있는 냉 온탕보다는 자신의 체온과 비슷한 정도의 미온 욕이 적당하다. 미온욕은 앞서 말한 것처럼 진정효과가 있어 불면증·히스테리 등 신경성질환은 물론. 혈압강하의 작용을 해 고혈압 환자에게 귄장되고 있다.
노 박사는 고혈압환자가 하루 1∼2회, 30분 정도 미온욕을 하는 것은 혈압을 안정시켜 장기간 시행하면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목욕은 열에 의한 찜질효과와 부력에 따른 통증의 감소효과가 있다.
최 박사는 『물 속에서는 신체의 관절이 체중 및 중력에 대해 적은 압력을 받게되므로 관절이 손상된 경우나 류마티스 성 관절염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욕은 온도나 압력 등 외부자극 못지 않게 회수나 방법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목욕이라면 때를 밀기 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건강을 위한 꾸준한 목욕의 경우는 물에 들어가 있는 단순한 인욕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대의대 국홍일 박사(피부과)는『때를 미는 목적의 목욕이라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주1회, 여름에는 주3회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국 박사는『때를 지나치게 벗길 경우 각질 세포가 떨어져 나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돼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물 속에 몸을 담그는 정도의 목욕이나 간단한 샤워라면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피로와 긴장해소는 물론, 말초혈관의 자극에 의한 혈액의 활발한 순환작용과 체내의 노폐물 제거 등 신진대사에 보다 유익하다』고 말했다.

<병자는 사우나 금물>
목욕을 통해 채내 60조개에 달하는 세포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약10만km의 모세 혈관을 자극, 순환을 활발히해 주는 것은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물에 들어가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반적인 고온 욕의 경우 2∼3분씩 2∼3회 정도 들어가는 것이 적당하며 전체 목욕시간도 3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밖에 60∼80도의 뜨거운 공기로 몸을 덥히는 사우나는 신체에 가장 많은 열을 받게돼 체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짐은 물론, 온열 효과가 탁월하여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만성위장병, 단순비만증 등의 치료에 큰 효과가 있다.
그러나 온도변화가 급격해서 몸이 건강치 않은 사람에게는 대단히 위험하다.
노 박사는『사우나의 경우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80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주1∼2회, 5∼20분 정도 들어가 있는 것이 적당하다』면서『사우나는 몸의 청결보다는 치료에 주목적이 있으므로 중년이후의 사람이라면 일단 의사와 상의한 후 시행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목욕도 다른 건강법과 같이 건강할 때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의학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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