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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삼·손인호 "팀부활 命받았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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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느끼는 긴장감과 불안감은 크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그 정도가 더하다.

군생활 2년여의 공백 기간 저만치 앞서갈 동료들과 무섭게 치고 올라올 후배들을 떠올리면 피가 바짝 마른다고 한다. 그동안 일부 프로 선수들이 현역 입대를 피하기 위해 편법과 불법을 강구했던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벽돌 넉장을 쌓아' 현역 복무를 마치고 프로에 복귀해 맹활약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지난 21일 제대한 LG 트윈스 우완투수 김광삼(23)과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인호(28)가 대표적이다.

김광삼은 제대한지 닷새만인 지난 26일 시즌 첫승을 따냈다. 그것도 올시즌 초반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삼성을 상대로였다. 김광삼은 삼성과의 잠실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등판, 5이닝동안 산발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삼성에 올시즌 2패째를 안겼다.

군생활의 공백을 딛고 선발등판하는 그에게 양상문 투수코치는 "군인정신으로 열심히 던지라"고 짧게 주문했다. '돌격 앞으로' 명령을 받은 군인처럼 김광삼은 최고구속 1백47㎞의 직구를 마구 뿜어냈다. 입대 전 보다 평균 5㎞정도 더 빨라진 구속에 코칭 스태프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김광삼은 고교 2학년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 98년 청소년 대표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1999년 LG 유니폼을 입은 뒤 1승4패(방어율10.23)에 그쳤고, 이듬해에는 승패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기대에 못미쳤다.

그러나 2001년 2월 상무에 입대하면서부터 움츠렸던 날개가 다시 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프로 2군 북부리그 다승왕(11승3패, 방어율 2.51)을 차지하는 등 발군의 기량을 자랑했다. 직구와 커브, 그리고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 주무기가 매우 정교해졌다. 무엇보다도 푸른 제복은 그에게 자신감을 되돌려 줬다.

손인호 역시 27일 사직 현대전에 3번타자로 시즌 첫 출전해 3타수1안타로 훌륭하게 부산팬들에게 전역신고를 했다.

신인의 각오로 다시 뛰는 그들에게 가수 김광석이 부른 '이등병의 편지' 한 구절처럼 '젊은 날의 꿈'이 다시 열리는 것 같다.

김종문 기자

*** 어제 프로야구 비로 순연

한편 29일 예정된 프로야구 모든 경기가 비 때문에 순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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