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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류마티스 관절염, 방치하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새움병원 류마티스내과
강윤 원장

지난 봄에 지인의 조언으로 진료실을 찾았다는 40대 여성을 만났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고 최근에는 물건을 잘 떨어뜨릴 만큼 손가락과 손목 관절에 통증이 있었지만 일시적인 증상이라 생각했었다고 했다. 병원을 꼭 가보라는 지인의 독촉으로 왔다는 여성은 초음파 소견에서 염증을 발견할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진단 당시 미세한 골 미란도 진행 중이었으나 6개월 정도 지난 지금 적극적 치료를 통해 증상도 호전되고 관절 변형도 억제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나이와 상관없이 소아부터 70대 노인까지 남녀 모두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40-50대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여전히 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사용하여 생기는 병이라 생각하여 방치하다 관절이 뒤틀리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건강한 관절을 공격해서 파괴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폐경기 이후 60대 이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30-40대에도 흔히 발생할 수 있다. 필자가 류마타스 관절염 환자분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라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 손목을 비롯한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증상이다. 관절이 뻐근하고 부은 느낌이 나며, 움직일 때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손 이외에도 무릎, 발목, 발가락, 턱관절 등에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단 시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증세가 지속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류마티스 전문의를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은 피검사와 초음파, x-ray 등 간단한 검사와 임상적인 소견을 종합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둘째는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관절은 일단 파괴가 진행된 경우에는 회복 시킬 수 없어 기능적인 장애와 더불어 심각한 관절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질환을 관리한다면 질환이 호전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질환으로 인해 2차적으로 불안감과 우울감, 무기력감 등을 느낄 수 있다. 전문의를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와 관리를 지속한다면 질환으로 인해 다른 일상생활이 방해 받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셋째는 환자들이 전문의를 통해 치료 약제에 대한 상황을 잘 이해하여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신약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염증의 완전 호전에 도달할 수 있는 환경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항류마티스 약제(DMARD)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제를 병합하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지만, 이 외에 생물학적 제제들로 강력한 염증치료가 가능하다. 생물학적 제제 중 대표적인 약제들은 몸 속에서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물질인 TNF-α를 억제해 염증 반응과 관절 손상의 진행을 동시에 막는 역할을 한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의 1차 치료제로 급여가 인정되고 있어 환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 중에서도 환자들의 투여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이 개발되어 보다 편리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질환과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하고 싶다. 여전히 불치병이라는 오해가 두려워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 볼 때면 의료진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질환이 아니다. 조기에 진단을 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면 관절 손상을 최소화하여 류마티스 관절염에 의한 고통을 피해갈 수 있다.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 상태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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