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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분수대

최저임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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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노동자에게 임금의 하한선을 보장해 줌으로써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최저임금제다. 노동자들의 절대빈곤을 막자는 취지로 19세기 말 도입됐다. 그 뒤 국제노동기구(ILO)의 노력으로 세계 경제공황 이후 널리 보급됐다. 우리의 경우 성장우선론에 밀려오다 1986년에야 비로소 최저임금법이 제정됐다.

목적만 놓고 보면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선의의 제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기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경제학자 가운데는 최저임금제가 실업을 유발한다고 보는 사람이 적잖다. 미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최저임금의 인상은 기업에 대한 증세(增稅)와 같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노동자가 실직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이 고용을 줄이려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물건 값에 얹어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다간 물건이 안 팔린다.

사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감소하게 마련이다. 최근 택시요금이 오르자 빈 택시가 눈에 많이 띄고, 담뱃값이 인상되자 담배가 덜 팔리는 것도 그런 원리다. 이를 노동시장에 적용한다면 늘어난 빈 택시와 담배 재고가 바로 실업의 증가분인 셈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노동자에게 임금을 제대로 줘야 근로 의욕이 높아지고 소비도 살아나 경제 전체가 잘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노동자의 복지와 소득의 재분배를 중시하는 입장이다. 대개 유럽의 경제학자들이 최저임금제에 호의적이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선 실업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공교롭게도 유럽의 실업률이 미국.캐나다보다 높을 때가 많다는 점이 흥미롭다.

현재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은 시급 2840원, 한 달로는 64만1840원이다. 얼마 전 민주노총은 이를 시급 3900원, 월 81만5100원으로 각각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노동자는 자본가에 비해선 약자겠지만 실업자보다는 형편이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라는 노조의 주장이 실업자들에겐 어떤 의미로 비칠까. 취업만 하면 웬만큼 살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안겨 줄까, 아니면 취업 장벽이 더 높아질 거라는 근심을 키워 줄까.

남윤호 패밀리팀장 노동자에게 임금의 하한선을 보장해 줌으로써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최저임금제다. 노동자들의 절대빈곤을 막자는 취지로 19세기 말 도입됐다. 그 뒤 국제노동기구(ILO)의 노력으로 세계 경제공황 이후 널리 보급됐다. 우리의 경우 성장우선론에 밀려오다 1986년에야 비로소 최저임금법이 제정됐다.

목적만 놓고 보면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선의의 제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기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경제학자 가운데는 최저임금제가 실업을 유발한다고 보는 사람이 적잖다. 미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최저임금의 인상은 기업에 대한 증세(增稅)와 같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노동자가 실직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이 고용을 줄이려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물건 값에 얹어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다간 물건이 안 팔린다.

사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감소하게 마련이다. 최근 택시요금이 오르자 빈 택시가 눈에 많이 띄고, 담뱃값이 인상되자 담배가 덜 팔리는 것도 그런 원리다. 이를 노동시장에 적용한다면 늘어난 빈 택시와 담배 재고가 바로 실업의 증가분인 셈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노동자에게 임금을 제대로 줘야 근로 의욕이 높아지고 소비도 살아나 경제 전체가 잘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노동자의 복지와 소득의 재분배를 중시하는 입장이다. 대개 유럽의 경제학자들이 최저임금제에 호의적이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선 실업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공교롭게도 유럽의 실업률이 미국.캐나다보다 높을 때가 많다는 점이 흥미롭다.

현재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은 시급 2840원, 한 달로는 64만1840원이다. 얼마 전 민주노총은 이를 시급 3900원, 월 81만5100원으로 각각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노동자는 자본가에 비해선 약자겠지만 실업자보다는 형편이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라는 노조의 주장이 실업자들에겐 어떤 의미로 비칠까. 취업만 하면 웬만큼 살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안겨 줄까, 아니면 취업 장벽이 더 높아질 거라는 근심을 키워 줄까.

남윤호 패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