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첨단 '멀미'에 박수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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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부터 삼성 PDP TV, 전통문양을 적용한 문화상품, 휴대폰 패키지, 캡슐 형태로 만든 스모킹 라운지 디자인.

디자인 분야의 국전(國展)으로 평가받고 있는 '2005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의 대통령상 수상작은 뜻밖에도 멀티미디어 콘텐트 디자인 작품이 차지했다.

멀티미디어 콘텐트 디자인부문에서 대통령상이 나오기는 40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공예품이나 제품 디자인이 주로 상을 휩쓸었다. 대통령상 수상작 '삼성 플라즈마 TV(PDP) 해외 마케팅을 위한 콘텐트 디자인 제안'은 스토리 텔링 기법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삼성 PDP TV 제품 소개와 프로모션을 위한 전용 사이트를 디자인했다. 박성억 영남이공대 전임강사와 김세화 부경대 초빙교수의 합작품이다.

오근재 심사위원장(홍익대 교수)은 "멀티미디어 디자인 분야의 출품작은 앞으로 살아남을 산업디자인의 존재 양식을 미리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무총리상에는 박선영 팬택 전임연구원과 윤지민 팬택 연구원의 휴대전화 수출 패키지 디자인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한류'(韓流) 열풍이 불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시장에 수출되는 휴대전화 포장에 고급스럽고 우아한 한국 전통문양을 새겨 넣었다. 울산대 4년 김범관.김윤경씨도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남.북 근로자를 위한 다기능 센터 건축물 디자인으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벽이 없는 디자인으로 민족의 융화 공간이라는 컨셉을 강조했다.

프리랜서 장혜정씨는 빗물을 이용한 물놀이 공간을 디자인해 산자부장관상을 받았다.

이 물놀이공간은 입구에서 출구까지의 동선을 수증기.구름.빗물.고임의 4개 공간으로 나눠 수증기가 구름이 됐다가 빗물로 땅에 떨어지는 물의 순환과정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밖에 신개념 청소기.한국전통 기하학 문양을 적용한 문화 관광상품 등도 산자부장관상을 받았다. 나이키 이미지 포스터에서 힘 있는 붓 터치를 보여준 김명수.전효진씨의 '투혼'과 담배꽁초를 형상화한 캡슐 형태의 흡연실을 디자인한 권행조.박정화씨의 '스모킹 라운지' 등은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을 탔다.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가 공동주관한 '2005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은 26일까지 경기도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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