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그룹과 통일교는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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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기독교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아온 장로교(통합측) 총회의 「명성그룹과 통일교 관련설」이 1차 조사결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장 「문선명 집단대책위원회」(위원장 김용진 목사)는 지난주 총회 회의실에서 제2차 회의를 갖고 명성그룹관계의 조사보고를 분석, 상호 관련설을 입증할 분명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대책위원회의 명성그룹 통일교관계 조사는 일단락 짓고 그 밖의 통일교 문제에 대한 조사만을 계속하기로 했다.
항간에 계속 나돌던 통일교와 혜성처럼 나타난 신흥재벌 명성의 관련설이 교계로 비화된 것은 지난해 9월의 장로교 제66회 교단총회로부터 비롯됐다.
부산 영락교회에서 열린 총회가 양자간 관련설을 부인하는 보고를 하자 이경석 광주 영락교회목사가 자신이 『직접 피해자』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명성과 통일교 관계의 조사는 긴급한 교단 당면문제로 부상됐던 것.
오래전부터 통일교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구성돼 있는 장로교 「문선명 집단대책위」는 지난 1월 중순 광주 이 목사를 서울로 불려 면담을 했으나 그가 말했던 피해자란 뜻은 명성으로부터 입은 개인적인 피해일 뿐 명성이 통일교와 관련돼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힘으로써 조사를 일단 끝내고 말았다.
원래 명성과 통일교 관련문제는 호남지역의 예장 통합측 교회들로부터 김철호 명성그룹 회장이 예장 합동 장로로서 통합측 교회를 돕고 전주 예수병원 이사직을 맡고 있다는 점등을 들어 이러한 기독교계에서의 김 회장 활동을 「통일교 사주의 행각」으로 추정하는 한편 총회차원의 조사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교계를 들끓게 했다.
더우기 이 같은 교계의 의구심은 명성그룹이 지난해말 교계 주간지 『크리스천 신문』을 인수함으로써 한층 깊어졌다. 기독교계는 종교단체도 아닌 명성이 사업적 수익도 전혀 없는 종교 전문지를 인수, 발행한다는 것은 납득키 어려운 처사라는데 의견이 일치했고 이는 통일교의 기성교단 공략책이 명성을 통해 굴절돼 나타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러한 기독교계의 의구심과 추정은 장로교 측의 1차 조사가 일단락 되고 양자의 관계가「무관」으로 결론이 남으로써 열기를 크게 식히게 됐다.
그러나 장로교 측은 아직도 양자 관련설의 정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통일교 문제에 대한 대책과 조사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실 무근」이라는 이번 조사결론만으로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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