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저 건강엔 5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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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저체중 → 출산력 떨어지고 생리불순
② 저출산 → 유방암.난소암 등 위험성
③ 저골밀도 → 운동 못해 다른 병 불러
④ 저모유수유 → 아기 아토피 등 원인
⑤ 저쌀소비 → 당뇨 등 성인병 많아져

저체중.저출산.저모유수유.저골밀도.저쌀소비.

17일 한국영양학회(회장 백희영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선정, 발표한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5저(低)다. 저체중이나 뼈가 약해지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영향학회 측은 아이를 낳지 않거나 모유를 먹이지 않으면 여성이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백 회장은 "5저 현상은 2000년대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여성.어린이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5저를 극복해야 진짜 '웰빙'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체중=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오세영 교수가 여대생과 직장인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6%가 저체중이었고,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은 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여성이 저체중이면 출산 능력이 떨어지고 저체중아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당사자에겐 성장저해, 빈혈, 생리불순을 일으킬 수 있다.

◆ 저출산=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26명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홍콩.마카오.싱가포르.리투아니아.체코.슬로베니아뿐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정효지 교수는 "저출산이 지속되면 유.소년 인구가 줄어들어 국가의 노동력.경쟁력이 약해진다"며 "출산 경험이 없거나 적은 여성은 유방암.난소암.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 저골밀도=40대 이상 남성의 53%, 여성의 61%가 뼈가 약한 저골밀도 현상을 겪고 있다.

상명대 외식영양학과 유춘희 교수는 "우유.멸치.뱅어포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의 섭취가 적고, 햇볕을 기피해 비타민 D(칼슘의 체내 이용을 도움)의 생성이 적은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골밀도가 낮으면 뼈가 부러지기 쉽고 운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또 다른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 저모유수유=여성의 모유 수유율은 15%로 유럽(75%).미국(52%).일본(45%)보다 훨씬 낮다. 모유를 먹지 않은 아기는 설사 등 소화기 질환, 장티푸스 등 감염성 질환, 천식.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모유를 먹이지 않는 산모는 산후 체중이 쉽게 줄지 않고(6개월간 모유 수유 때 18㎏의 체중 감소 효과), 유방암.난소암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 저쌀소비=영양학회는 1인당 연간 쌀 소비가 최소한 100㎏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보다 덜 먹으면 고혈압.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82㎏으로 1985년(128.1㎏)의 64% 수준으로 줄었다.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문현경 교수는 "쌀 위주의 우리 전통 식생활이 최고의 웰빙 식단"이며, "쌀 소비가 줄면 혈관 건강에 해로운 동물성 식품(특히 육류)의 섭취가 늘어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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